서독 속의 한국학 아직은 미흡|서독 본대학 한국어과 교수 구기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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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구의 한국학 연구는 아직도 초창기이므로 한국학 관계인사의 할 일이 산더미 같습니다』-.
본대학교 동양어 연구소 한국어과의 구기성 교수(독문학)는 서독의 한국학이 10년 이상의 연문을 쌓았음에도 계속 초창기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질 못했다면서 한국학이 보다 활발해지기 위해선 앞으로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
문교부 초청 서독 대학생단을 인솔코 일시 귀국한 구 교수는 서독의 한국학에 대해 『어느 정도 활발해진 것만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불만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어과가 있는 학교는 「본」대학교·보쿰대학교·「베를린」학교 등 세곳에 불과하며 학생 수는 「본」대학교의 25명을 필두로 40∼50명선, 그리고 어학「코스」로서 한국어가 있는 학교는 「함부르크」대학교 등 6개-.
『「본」대학교의 경우 한국어과 학생이 3∼4명에 불과했던 몇 년 전과는 달리 현재는 25명으로 불어나 일본어과 수준에 올라있고 이에 힘입어 한국 관계자료의 출판에도 손을 대게 되었다』고-.
특히 「세종도서관」이란 한국어과의 특별도서관이 번역·편집위원회를 구성, 그 첫 사업으로 『한국헌법』이 구 교수의 지도 아래 번역되어 나왔고 현재 『훈민정음』이 번역판으로 인쇄 중이다.
현재 구 교수의 강의내용은 한국고전을 필두로 한자·신문·역사강좌 등 주9강좌. 학생들은 단순한 어학교육보다는 정치·사회·경제분야 등 전반적인 교육을 희망한다는 말이다.
5년 전에 도독, 현재 「본」한국인학교의 교장을 겸임하고 있는 구 교수는 『우리나라 언어와 문자에 대한 서독인들의 경탄이 그토록 높은데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가 오히려 낮은 것 같다』고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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