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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채시장 문호가 넓어진다|세은서 내다본 세계자본시장 향후10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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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차대전후 6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자본주의의 틀을 지탱해왔던 「브레튼우즈」체제가 70년대에 들어와 붕괴된 이후 세계경제는 실물부문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아울러 금융면에서도 심한 변동을 해오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은 『향후 10년간의 세계자본시장 전망』에 관한 내부조사를 진행한바 있는데 국제경제연구원(원장 정재석) 「세미나」에서 박윤식 세계은행수석연구원이 밝힌 앞으로의 국제자본시장에 대한 전망을 요약해 본다. <편집자주>
세계은행은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는데 크게 선진각국의 국내자본시장과 「유럽」자본시장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양 시장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외환거래나 금융 면에서의 국내법 적용유무다. 전후 각국은 실물거래 면에서는 자유무역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외환·자본거래는 암암리에 규제를 해왔다. 그러나 실물면에서의 국제교역확대는 당연히 금융·자본거래 면에서의 각종 규제범위를 벗어나게 만들었으며 다국적기업의 발전과 함께 「유럽」자본시장이라는 거의 자유스러운 자본시장의 발전을 가져온 것이다.

<각 국내시장 전망>
이제까지의 GNP대 민간 및 외국채 발행비율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10년간 그 규모면에서 2.5배 가량 커질 것으로 보인다.
OECD 9개국의 기채총액은 75년 현재 1천2백50억「달러」로 이중 외국채 발행은 1백10억「달러」에 달했다. 이것이 85년에 가면 총기채 규모가 3천2백70억「달러」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별로는 미국과 일본시장이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등장할 것이며 서독이 이 양대 시장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3대시장의 총규모는 3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선진각국의 자본시장은 그 규모면에서의 팽창뿐만 아니라 이제까지의 전통적인 규제를 금융국제화에 따라 외국 차입자에 대한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시장기능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유럽자본시장 전망>
ⓛ「유로·본드」시장
변동환율제도가 일반화됨에 따라 선진각국의 대형은행들이 「유로·본드」시장에 대거 참가, 최근 「유로·본드」시장은 급속한 발전을 해왔다. 앞으로 10년간의 「유로·본드」시장은 최근 몇 년간의 성장세가 약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로는 76년의 1백50억「달러」에서 85년에는 3백억「달러」로 2배 가량 커질 것이나 내용 면에서 차입자가 개도국으로 현저하게 바뀌어질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의 10%미만에서 85년에는 35∼40%까지 개도국의 차입비중이 늘어날 것이며 많은 개도국은 이에 따른 준비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②「유로·크레디트」시장
「유로·크레디트」시장은 70년 발족된 이래 73년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 최근까지 급속한 성장을 지속해 왔다.
앞으로 10년간 「유로·크레디트」시장의 성장속도는 약간 둔화될 것이 예상된다. 그 이유로는 ▲「유로」은행의 자금공급능력제약 ▲선진각국의 자금국내공급 우선 배려 ▲차입자의상환애로 예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유로·크레디트」시장은 전통적인 국내자본시장과 경쟁적인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시장의 기능이나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 예견된다.
총체적으로 보아 앞으로 10년간 「싱가포르」·「홍콩」·「바레인」·「카리브」도가 지역금융「센터」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며 「런던」시장의 우위가 줄어들고 지역적인 다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 앞으로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관의 차입자로서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이며 각국의 외환보유액도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변동환율제의 능률적인 기능 아래에서 외환보유를 지나치게 많이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20년 동안 세계무역의 국제화와 직접투자의 확대는 다국적기업을 더욱 발전시켜 왔고 앞으로 10년 동안 금융과 자본 면에서의 국제화는 현저하게 진행될 것이 예상되며 자본국제화시대에 살아남는 길은 가능한 추세를 이용, 유리한 자금면에서의 고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박윤식(세은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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