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건희 회장 입원] 이 회장 병세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치료를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병원 측은 “시술이 잘 돼 이 회장이 안정을 찾은 상태”라고 말했다. [뉴시스]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의 급박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발 빠른 대처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10일 오후 10시10분쯤 이 회장이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증세를 보였다. 서울 한남동 자택을 나선 이 회장은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대신 자택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순천향대병원을 찾았다. 병원 관계자는 “오후 10시50분쯤 이 회장이 응급실에 도착했고, 바로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맥박과 호흡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11일 오전 1시쯤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왼쪽 관상동맥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삼성그룹 측은 “이 회장이 삼성서울병원 대신 순천향대병원을 택해 ‘골든타임’ 안에 응급처치받은 덕에 고비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통상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한 시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치료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24시간 안(12일 중)에 의식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체온치료는 체온을 32~34도로 낮춰 깊은 수면 상태를 유도한 뒤 시간당 0.2도씩 높여 주는 치료법이다. 이렇게 하면 하루이틀 사이에 정상 체온에 다다르면서 의식을 회복하게 된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폐 림프종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겨울에는 미국 하와이나 일본 등 따뜻한 지역에 체류해 왔다. 올해는 1월 초 신년행사 뒤 출국해 3개월가량 해외에 머물면서 요양과 경영구상을 하다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의료진과의 일문일답.

 -심장마비 시간이 얼마나 됐나.

 “순천향대병원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즉시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 기능을 회복했다. 현재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다.”

 -추가 처치는 있나.

 “심장 기능이 크게 호전돼 이의 유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약물 및 수액치료)를 하는 중이다.”

 -에크모(ECMO·심폐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데.

 “심폐소생술 후 심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사용한 것이다. 경과가 좋아져 곧 뗄 예정이다.”

 -저체온치료가 무엇인가.

 “인체에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가 혈류 공급이 재개되면 활성화산소 등 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되는데, 저체온을 통해 해로운 물질의 생성을 줄이고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이다.”

 -심근경색 발생 징후를 사전에 알 수 없었나.

 “징후가 없었다.”

 -예상되는 후유증은.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순천향대병원에서 초기 응급치료를 매우 잘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시술도 성공적이었으므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언제 퇴원이 가능한가.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최준호·김영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