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의 신장세 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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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경제동향은 77년 하반기에도 별로 호전될 낌새가 안 보이는 것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전망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경제는 비교적으로 말하여 예상이상의 호조를 보이고있으며, 주택투자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의 회복도 착실히 이루어지고 있어 낙관적이나 일본·서독의 경기와 여타 OECD회원국의 상황은 그렇게 활발치 못하다.
일본경제는 상반기 중 수출의 급속한 신장으로 활기를 띠었으나 하반기에는 내수신장에 약간의 기대를 걸만한 정도라 한다. 한편 서독경제는 올해들어 상대적으로 매우 저조할 뿐만 아니라 향후 1년간은 지금보다도 더 정체될 공산이 짙은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므로 OECD의 GNP에서 이들 3개국이 점유하는 비율이 70%수준임을 상기한다면, 미·일·서독의 동시적인 경기자극을 통한 세계경제의 회복을 기대했던 세계의 여망은 앞으로도 실현될 가망성이 거의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일본과 서독의 경우 상황은 다르지만 수출증대·수입억제효과를 견지하는 경제정세를 고수하고있는 것이며, 그 때문에 미국의 국제수지만 악화됨으로써 「달러」가치의 동요가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보조불일치는 세계무역의 75%이상을 점하는 OECD역내무역의 신장세 둔화로 반영되고있다. 그러한 선진경제간의 교역 저조상은 결국 개도국, 특히 비산유개발도상국의 장래무역에 커다란 장애요인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OECD전망으로 보아도 OECD제국의 비산유개도국에 대한 수출신장률은 앞으로도 계속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한편, 그들로부터의 수입은 매우 약화되리라고 한다. 이는 그동안 주요원자재가격의 상승에 따른 비산유개도국의 외환보유상황이 호전된데도 일부 원인이 있지만 선진국 상호간의 무역신장세 둔화를 탈출하려는 선진경제측의 사정에도 일부의 원인이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OECD의 평가보고는 각국정부자료에 기초를 두고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OECD의 비산유개도국 무역에 관한 견해는 바로 회원국 정부의 의중을 시사하는 경향이 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올해들어 더욱 강력한 압력으로 대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광범한 수출장애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며, 그것도 연초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의 수출환경은 계속 악화될 것이라는 자료가 OECD보고서에서 객관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라면, 국제정세의 기본적인 흐름을 전제로 해서 우리가 각국별로 애로를 최대한 타개해 나가기 위한 현명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수출저력은 매우 커서 직접·간접의 장애를 잘 극복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제기될 애로는 수출규모가 작았던 때보다는 훨씬 극복하기가 어려운 것임도 유의해야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할 것은 외환보유고의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우리의 외환보유고 증가추세는 매우 놀라운 것이나 그것은 우리의 국제수지 호전에 기인되기보다는 외환수지 호전에 기인되는 바가 큰 것이며, 때문에 사실 이상으로 우리의 무역수지동향을 과장하는 역효과가 파생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장되는 의미를 가지는 외환보유고 증가가 우리의 수출에 대한 제동요인을 제공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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