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슈미트와 영화 보다가 긴급회의 김일성, 「대미화해」제스처에 이용 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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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카터」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 받은 것은 「슈미트」 서독수상과 함께 만찬을 마치고 「뮤지컬」 「카루셀」(회전목마)을 즐기고 있었을 때였다.
「카터」는 연회복 차림으로 백악관 상황실로 급행, 사건을 보고 받고 30분 동안 「밴스」국무· 「브라운」국방·「브레진스키」 안보담당보좌관과 대책을 숙의했다.
「카터」의 냉정한 거동에 비하여 백악관 「프레스·룸」온 열기로 가득 찼다.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20여명정도의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사건은 김일성과 「카터」 모두에게 시기가 좋지 않다. 「워싱턴」쪽에서는 13일에는 「버나드· 로저즈」 미육참총장, 14일은 「조지· 브라운」 합참의장의 철군증언이 있었다.
증언이라지만 하원군사위의 철군성토장 같은 것이었다. 거기서 이 사건이 불쑥 터졌으니 철군반대파들은 살아있는 증거라도 얻은 자세들이었다.
김일성은 판문점사건 때 이번에 「카터」가 사용한 표현과 비슷한 표현으로 미국에 유감의 뜻을 표했으니까 그때 손상 당한 체면을 이번에 회복하면서도 「워싱턴」평양간의 화해「무드」를 살리는 방도를 궁리할지 모른다.
이 사건은 철군문제에 거꾸로 이용될 수도 있다. 바로 「조지·맥거번」 이 13일 주장한 것이 그런 예가 된다.
그는 『이번 사건은 미국이 하루속히 연계철선으로 묶여있는 한국에서 철수해야한다는 점을 웅변으로 과시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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