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의 러시아 미술|60년만에 미서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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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60년 동안 소련의 미술은 그들의 국내정치만큼이나 암흑 속에서 가려져 있었다.
최근 소련 문화성 후원으로 「뉴욕」「메트러폴리턴」박물관에서 열리고있는 『 「러시아」및 소련의 미술전』은 1917년 혁명이래 지금까지의 그들 미술의 현황을 엿볼 수 있게 해주고 있으며 또 그 이전의 미술에 대해서도 비교적 광범한 안목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나온 1백56점의 작품들은 「러시아」의 예술사가 그렇듯이 소련의 사회·종교·정치적 이유 때문에 그 내용이 잡다하다.
기원전부터 17세기까지 주류를 이룬 성상화나 제단화들은 딱딱하고 지나치게 형식적이다.
18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삶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실체성을 화가들이 표현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프랑스에 빈번히 왕래하던 러시아 화가들이 추진한 입체파, 미래파 레오니즘(자연형상을 방사광선의 반추상으로 표현하는 화법)이나 「수프레마티즘」(비묘사화법) 등의 새로운 실험적 작품들을 고루 갖추고있다. 이번 「메트러폴리턴」의 전시는 압제 하에서 의 두 종류의 창작성을 보여주고 있다.
혁명이래 소련정부는 중공의 현 예술이 보여주고 있듯이 그림이나 조각에 이념적이고 광신적인 애국적 취지를 심으려 애써왔다.
오늘날 공식적으로 규정된 현실주의적 화풍의 테두리 속에서도 때로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예를 들어 물가에 거룻배를 띄워놓고 두 아들과 앉아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오소브스키」작 『어머니와 아들』, 또 한 가정의 단란한 분위기를 그린「페누슈킨」작 『아침, 겨울 속의 사과』를 들 수 있다.
이번 「뉴욕」의 소련작품 전시회는 그림의 예술성은 둘째로 치고라도 과거와 현재 속의 소련과 「러시아」의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NEA=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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