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물가상승, 품귀 상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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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7월1일부터의 부가가치세실시를 앞두고 8백51개 주요품목에 대한 원가 및 간접세부담조사와 유통단계별 가격책정작업, 73만명의 사업자에 대한 사업자등록, 시행령보완 등 종합적인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나 벌써 부가가치세 실시에 편승하여 시장에선 건축자재와 일용품의 품귀 및 가격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경제계에서도 이의 연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부가가치세는 실시되기 전부터 큰 진통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이미 2차에 걸친 예행연습을 끝내고 이를 토대로 부가가치세의 면세 및 영세율(세금 환불)의 품목조정을 위한 시행령개정작업을 하고 있는데 농산물과 일부생필품이 면세품목에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부가가치세 집행을 위한 시행규칙을 성안했다. 또 국세청은 8백51개 품목에 대한 세금부담을 조사한 결과 13%의 부가가치세가 현행 8개 간접세보다 3∼4% 세 부담이 더 높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6월1일 기준으로 다시 가격조사를 하고있다. 기획원은 국세청조사를 토대로 주요가격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과 1백57개 독과점품목에 대한 가격재조정작업을 하여 6월말께 이를 고시할 예정.
정부는 부가가치세 실시와 관련, 모든 품목에 대한 마진을 재조정하되 가격의 편승인상은 행정력으로 강력히 누른다는 방침이나 물가의 행정통제엔 한계가 있어 부가가치세의 물가자극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벌써 시멘트 슬레이트 철강재 등 건축자재는 서울로부터 지방으로의 순조로운 공급이 잘 안 되고 있는 실정이며 시장에선 세탁비누 설탕 합성세제 치약 신「러닝셔츠」등의 공급부족과 가격상승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시장상인들은 『부가가치세가 원가 뭔가 잘 모르지만 7월부터 값이 오른다하니 물건을 잡아두는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부가가치세는 이제까지의 간접세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인데 실시를 불과 1개월 앞두고 국민들에 대한 홍보가 거의 안 되어있는 실정이며 부가세의 납세대상이 되는 사업자도 이를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경제계에서도 부가가치세를 실시할만한 세정기반과 영수증제도가 충분히 안 되어있고 물가에 대한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의 연기를 계속 주장하고있으며 정부안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나 신중론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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