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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난에 원자력 활용 나쁠 것 없다”|카터 금지 아랑곳없는 불·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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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자력은「카터」미국대통령의 등장으로 일대 격동기를 맞고있다. 미국은 핵무기의 확산방지라는 입장에서 「플루토늄」의 이용을 금하고 있으나 「프랑스」서독은 이에 정면으로 대립, 이의 적극 이용정책을 펴고있다. 인류의 미래의 「에너지」- 원자력의 자원과 기술을 불법자로부터 사수하자는 결의가 단단한 이들 두 나라의 원발기지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브록도르프(서독)>
서독은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있지만 반대운동도 이에 못지 않게 거센 나라다. 「브록도르프」는 「라인」강 중류의 「윌」과 함께 가장 반대여론이 높은 마을의 하나. 「함부르크」에서 북서 80㎞지점에 있는 이 마을은 인구 8백명에 젖소가 3천 마리나 되는 낙농업 마을로 유명한 젖소인 「홀스타인」종의 산지이기도 하다.
이 조용한 마을에 원발 반대운동이 소용돌이 친 것은 지난해 10윌25일. 주 정부가 80년까지 1백30만㎾출력의 대형발전소를 건설하려는 NWK사의 계획을 인가, 입지로 선정되면서부터다.
5일 만인 10윌30일과 11월, 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데모를 벌었는데 대부분이 25세 안팎의 남녀 대학생들이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도 끼어있었다.
이들은 노란 바탕에 붉은 태양이 웃고있는 모습을 한「심벌·마크」를 등에 달고 다녔다.
거기에는 『원자력? 필요 없는 것』이라고 씌어있었다. 이들은 공사를 강행할 수 없도록 매일 경찰·감시하고 읍장 집에 야간 전화교란작전을 펴기도 했다.
원발이 우유에 영향을 미치며 전원풍경을 망친다는 것이 이들의 반대이유.
읍장은 원발개발 추진과정에서 어느 나라나 반대는 있게 마련으로 오히려 주민의 일터가 생기고 인구가 늘어 더욱 유리하다고 설득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데모」대가 접근 못하도록 폭 1㎞, 길이 2㎞나되는 부지주위에 용수철 철조망을 쳐놓았다. 자동발포장치만 없다 뿐이지 마치 동·서독 국경지대나 다름없다.
현재 지방재판소가 반대파(주민의 20%)의 요구를 받아들여 건설중지명령을 내려 공사가 중단상태에 있으나 상급재판소가 건설을 허가하면 전 경찰력을 동원, 공사를 감행할 방침이라고.

<브룬수뷔텔(서독)>
「브록도르프」에서 엘베강을 따라 10㎞ 쯤 내려오면 푸른 목초지대에 시커먼 「브룬스뷔텔」원자력발전소가 서있다.
출력 80만5천㎾의 비등수형 경수로로 재작년 12월에 가동했다. 「엘베」강 하류는 강물이 둑을 자주 넘쳐 침수가 잦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발전소의 모든 시설도 지상 8m부터 시작되고 그 이하는 기둥구실을 할뿐이다.
센파도나 홍수는 물론 불법침입자 또는 「테러」행위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지어져 있다.
전류가 항상 흐르는 울타리가 쳐져있고 「모니터」TV가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12마리의 「셰퍼드」와 6 사람의 경비원이 항시 구내를 돌고있다.
뒤쪽 제방에도 경비원 3명이 망원경으로 감시하고있다.
그러나 이곳은 「브록도르프」와는 달리 반대 「데모」가 전혀 없다. 다만 원발건설 후 부근에 2개의 화학공장이 들어설 때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한 적이 있을 뿐이다.

<마르쿨(프랑스)>
「마르쿨」원자력 「센터」의 시설은 어마어마하다. 남불의 관광지 「마르세유」서북 1백20㎞ 지점에 있는 「론」강변에는 핵연료의 저장·가공·재처리시설 등이 모여있으며 당초 「프랑스」원자력위원회(CEA)가 관리하다 작년 1월부터는 CEA가 전액 출자한 프랑스 핵연료생산회사가 맡고 있다.
시설의 둘레에는 2중 울타리가 4m 폭으로 쳐져있고 그 사이에는 용수철형의 철조망이 놓여있다.
이 울타리에는 닿기만 해도 경보기가 울리고 철조망에는 항상 강력한 전류가 흐르고 있으며 이웃 고속증식로 피닉스(25만㎾)도 똑같은 방호벽이 설치되어 있다. 「플루토늄」을 연료로 쓰는「피닉스」인지라 도난방지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피닉스」는 「프랑스」가 51%, 「이탈리아」33%, 서독이 16%를 출자해 73년12월에 운전을 시작한 실증로로서 지난해 10월 2개의 중간 열 교환기의 「나트륨」누출사고로 운전이 정지되고 있다.
수리는 즉시 끝났으나 이상의 원인을 찾느라고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는데 이 달 안으로는 재운전하리라는 소식. 발전소 측은 용접기술이 나빴을 뿐 설계상의 「미스」는 없다고 말하고 오히려 이번 고장은 같은 형의 상용「수퍼피닉스」(1백20만㎾) 의 실현을 위한 절호의 교재였다고.
「피닉스」가 있는 원자력 「쎈터」에는 재처리공장은 물론, 고 「레벨」방사성 폐기물의 유리고화 연구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폐기물을 유리상태로 고화시켜 직경 50㎝·높이 1m의 원통 속에 넣어 깊이 10m의 지하에 묻는다.
이곳 전문가들은 「카터」가 「플루토늄」을 연료로 쓴다고 해서 고속증식로의 이용을 반대하지만 사실은 경수로보다는 안전하다고 반박한다. <외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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