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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신문발행인 연맹 총회 지상중계|발등의 불…용지 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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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신문의 앞날에 놓인 가장 심각한 기술상의 문제는 전자기술을 신문발전에 신속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날로 부족 되고 있는 신문용지의 공급원을 확대시키는 일이다.
80년대에 들어서면 신문용지 난이 필연적으로 대두되게 된다. 그 중요원인은 ①신문용지의 원료인 「펄프」에 대한 타 용도의 급격한 증가 ②개발도상국에서 문맹 율이 급격히 낮아짐으로써 신문보급이 늘어나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게 되고 ③제지업의 공해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 공해예방조치를 취하게 됨에 따라 용지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재래식 제지방법을 그대로 계속하면서 기술을 혁신하는 길과, 둘째 신문용지의 원료인 「펄프」를 대신하는 대체용지를 개발하는 길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술혁신에는 두 가지 실험이 진행중이다. 그 하나는 「스웨덴」이 개발한 소위 열처리방법(Thermo-mechanical)재래식의 수척방식(Fourdriuier)에 비해 생산성이나 공해퇴치 면에서 다같이 놀라운 혁신을 가져왔다.
재래식의 제지방법은 「펄프」를 분쇄해서 화학약품으로 처리해 물과 혼합해서 제지「스크린」에 부어 종이를 얻는 것인데 이 때문에 제지업은 강물 공해의 원흉처럼 되어왔다. 그러나 이 열처리방법은 「펄프를 분쇄하기 전 고열의 증기를 쐼으로써 섬유질의 강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화학물질의 사용량이 재래식에 비해 30%정도밖에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량도 재래식이 「펄프」의 50%에 지나지 않는데 비해 이 열처리 방법은 90%나 된다.
이와 같은 방법은 또 지금까지 노동집약적이고 「에너지」집약적이던 제지업을 전자시대에 걸맞는 기술 집약적인 산업으로 개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아직 실험단계에 있는 소위「드라이·포밍」(Dry Forming)방식이다. 이는 물대신 공기를 불어넣어 「펄프」가루를 제지「스크린」에 부착시키는 방법인데, 역시 화학약품의 사용량이 극히 적어 공해를 제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제지기술이 공해에서 완전 해방될 경우 지금처럼 제지공장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세우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서 제지공장이 신문사 부근에 설치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되면 수송비가 줄어들어 결국 신문용지의 가격상승을 상당히 억제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펄프」의 대체물로 일본에서는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73년의 「오일」파동이래「플라스틱」은 오히려 목재보다 더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원료가 되고 있어 이 실험이 성공하더라도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펄프」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원료는 없을까? 지난 수년동안 미국신문협회(ANPA)와 미 농무성은 「케나프」(kenaf)라는 풀을 원료로 신문용지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실험 제조된 원형은 외형상 현재의 신문용지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다.
이들은 현재 인도와 태국에서 「카피트」의 기초구조를 만드는데 이용하고 있는데 미국 남부에서 시험재배 해본 결과 1백20일에 6∼12「인치」크기로 자라고 반경은 1∼2「인치」였다. 즉 이모작까지 가능한 것이다.
수십 년씩 키워야 되는 목재의 경우「에이커」당 제지 양은 0.5∼2t에 지나지 않는데 「케나프」는 같은 면적에서 3∼4t의 종이가 나왔다. 아직도 탈수방법을 보다 신속히 하는 장치를 연구 중에 있어 완벽한 생산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케나프」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경우 세계신문용지수요의 50%를 소비하는 미국은 「케나프」종이로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문용지의 부족현상은 국가의 차원을 넘어서 범세계적으로 타개해야할 시급한 문제다. 일본에서는 사탕수수·짚과 같은 곡식의 줄기를 「펄프」대신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각국은 자기나라에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펄프」대용으로 쓸 수 있는 신종을 찾아내서 머지 않아 밀어닥칠「펄프」의 부족시대에 대비해야될 것이다.【동경=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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