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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상군 철수협의 무엇이 문제인가<전술 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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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은 한국을 그의 핵우산 권 안에 넣고있다. 한국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는 그 실증적 표현이며 제 2사단과 함께 중요한 전쟁 억지력이 되어 왔다.
해외에서의 핵무기 전개에 대해 정책상 공식 설명을 피해온 미국이 75년 「슐레진저」국방장관의 의회증언을 통해 한국에 전술 핵을 배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 종류나 수량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된 바 없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의 신문들은 ▲「팬텀」기용의 핵 폭탄 ▲「미사일」용 탄두 ▲야포용의 포탄 ▲핵 지뢰 등이라고 보도해 왔다. 그 숫자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추측되고 있다. 「카터」대통령은 후보 때 한국에 배치된 전술 핵이 약 6백 개라고 밝혔고 서방측 신문들은 6백∼6백80 개 또는 1천 개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체로 7백 개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가지고 있는 무기체계 가운데 지대지 「미사일」인「사전트」와 「어니스트·존」, 지대공인「나이키·허큘리즈」, 8 「인치」및 155㎜ 유탄포, 「팬텀」전폭기 동은 핵탄 비 핵탄 어느 것이나 발사할 수 있는 겸용이다. 미군이 보유한 최장거리 「미사일」인 「사전트」는 이미 철수 중이라고 발표됐다. 미국은 핵무기를 철거할 때 탄두만 가져가고 운반체는 한국군에 인계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은 부분적으로만 확인됐을 뿐이다.
미국이 언제부터 한국에 전술 핵을 전개했는지는 정확치 않으나 중공과 북괴가 동시에 남침할 가능성이 있었을 때 배치된 것은 확실하다. 「슐레진저」의 표현을 빌면 핵무기는 「한반도의 군사적인 불확정요인」때문에 배치됐다. 불확정요인이란 한마디로 중공군의 개입가능성이라고 그는 설명했다.「카터」가 선거 유세에서 전술 핵을 한국에서 철거하겠다고 말했을 때 그는『사용할 기회는 없어지고 탈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탈취될 위험은 없으나 적에 너무 근접 배치돼 있어 우발사고에 의한 핵 사용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되면 국지적인 소규모분쟁이, 곧 핵 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의 정책담당자들은 미·중공의 관계개선으로 중공이 남침할 가능성이 없고 북괴 단독 남침 시 핵무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정치적 희생이 크기 때문에 더 이상 한국에 핵을 배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브루킹즈」의 「랠프·클라프」는 전술 핵이 한국에서 철거돼도 제7함대에 실어놓으면 언제든지 재투입이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술 핵 철수는 큰 문제없이 진행될 것 같이 관측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미 전술 핵의 철수는 지금까지 억제돼 온 한국의 핵 개발을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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