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로 빠지는 레나강 줄기를 남쪽으로 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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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강의 물줄기가 태백산맥을 가로질러 동해로 빠지게 한다면』 어느 방송 프로의 재치문답에서나 가능한 가정이 현재 소련당국에 의해 착착 진행 중에 있다.
레나강 등 북극해로 흘러가는 강들의 수로를 남쪽으로 바꾸어 볼가 분지와 중앙아시아 사막에 물을 대어 그 곳을 기름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1980년부터 시작, 약15년이 걸릴 첫 단계계획은 24억 달러가 들며 1990년에 착수, 2030∼40년쯤에 완성을 보게되는 두 번째 계획은 무려 2천4백억 달러 이상이나 든다는 것이다.
이때 파내는 흙만 해도 각각 3억5천만 입방 야드와 1백70억 입방 야드에 달하는데 전자는 높이 25피트 폭1야드의 벽으로 지구 한바퀴를 들수 있다는 계산이며 후자는 파나마 운하에서 파낸 흙의 1백배 이상이나 되는 양인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지표구조의 변화다. 그래서 이 변화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역시 생태학자들이다.
차가운 강물이 남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기온과 강우량 그리고 다른 기상조건에도 큰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소련의 과학자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의 생태학자들과 상의한 결과 중대한 변화는 예상되지만 그것은 국지적인 규모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1920년쯤부터 구상되었고 지난 15년간 집중적인 연구 끝에 이 계획을 추진하는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남쪽으로 흐르는 강물은 전체 유라시아 지역 강물의 45%에 지나지 않지만 인구·산업·경작지의 85%이상이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북쪽의 수자원을 남쪽으로 돌릴 경우 투자면에서 8∼9배이 효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헤럴드·트리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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