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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십전대 3기 총회의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공당은 곧 제10회 전국 대표 대회 3기 총회를 열어 화국봉의 주석 취임과 등소평의 복권을 공식 인준하리라는 소식이다. 이것은 물론 중공 당국의 공식 발표도 아니요, 확인된 「뉴스」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와 같은 「뉴스」가 흘러나오게끔 된 이면에는 몇가지 간과할 수 없는 정세의 기복이 있어 왔다.
「4인조」의 숙청과 화국봉의 득세는 그것 자체가 이미 등소평과 그 노선의 복권 가능성을 처음부터 잉태하고 있었던 사건이었다.
우선 인맥상의 계보를 보더라도, 화와 합세해서 4인조를 몰아낸 군벌의 주요 「멤버」들은 대개가 등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 노선상으로 봐도 중공의 신정당이 실용주의와 「4개의 근대화」 정책을 들고 나온 이상, 등을 주자파로 낙인찍었던 4인조의 과거 행위는 의당 취소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문제는 등 복권의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하는 것과, 그 『명분을 뭐라고 내세울 것이냐』하는 것만이 남았을 뿐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그 「시기」는 친등군인들의 세력 확충이 어느 정도 무르익는 시기와 맞아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명분」 따위는 반 4인조 「캠페인」의 성숙에 따라 얼마든지 갖다 붙이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중공 신정권의 반 4인조 「이데올로기·캠페인」은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 과정은 모사상을 배신한다는 인상을 줌이 없이 그것을 사실상으로는 격하시키는 형태로 나타났고, 문혁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명분하에서 실질적으로는 문혁을 벗어나는 작업으로 구체화되었다.
4인조가 공자와 수호전 비판을 원용한 것처럼, 신 정권은 모가 1956년에 발표한 「10대 관계론」이란 구 논문을 끄집어내다 자기들의 실용주의적 근대화 노선을 정당화하려 애썼다. 중공업에 앞서 경공업과 농업에 더 많이 주력하여 충분한 자본 축적을 선행시켜야하며, 『앞으로는 비행기·대포 뿐 아니라 핵무기도 많이 가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군을 근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 건설을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등이 하던 이야기와 꼭같은 것이다.
이사이 군부내의 위국청·허세우 등 친등 세력은 중공의 남부와 서남부 대부분의 성급 자치구와 11대 군구 중 5개 군구에 착실한 세력 기반을 구축해 나갔다. 예컨대 그 둘 말고도 운남성 혁명 위원회 주임 가계윤·광서의 교효광·귀주의 이율화 등 새로이 실권을 잡고 들어앉은 인물들이 모두 등 계열인 것이다.
이렇듯 노선과 세력상으로 다같이 등의 그림자가 커져감에 따라 그의 공식적인 복권이란 이선념·요승지가 시인했듯이 다만 「시간 문제」로 남았었을 뿐이다.
앞으로 있으리라는 전인대 3기 총회에서 과연 등의 지난날의 과오가 「인민 내부의 모순」으로 인정받아 그가 다시 당 요직으로 복권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는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그에 상관없이 그의 노선과 그림자는 이미 중공 권력 판도에 깊숙이 들어앉아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중공은 앞으로 「종이 호랑이」 신세를 면하여 하루빨리 『핵 「미사일」을 가진 호랑이』로 둔갑할 욕심에서 당분간은 더 반소 향미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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