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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복기미 건축 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붐 비는「아파트」>
75년이래 얼어붙었던 부동산 경기가 새해에 접어들면서 해빙기미를 보이고 있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아직 본격적 회복단계에 들어섰는지에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부동산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조짐은「아파트」거래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팔리지 않던 잠실·여의도 등「아파트」단지의 분양사무실이 붐비고 있다.
주공의 잠실 고층「아파트」는 작년 10월에 1천50가구 분을 1차로 분양했으나 지난 연말까지 3백50가구 분밖에 나가지 않던 것이 1월 중순부터 하루 10여명씩의 신청자가 몰려들고 있다.
「라이프」주택이 여의도에 건설한「백조」,「미주」「아파트」도 작년 5월이래 8개월을 끌면서도 적지 않은 재고를 남기고 있었는데 최근에 신청이 늘어 모두 정리될 단계에 있으며 삼부「아파트」·삼호「아파트」등도 비슷한 사정이다.
값도 올라서 잠실 주공「아파트」19평형(중앙집중난방)은 지난 연말까지 현금가격으로 3백 만원이면 살수 있던 것이 최고 l백20만원의「프리미엄」이 붙어 4백2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1백60만원에 거래되던 13평형도 위치에 따라 최고 2백1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것은 그만한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지난 2년간 건축자재를 포함한 일반 물가가 대폭 오른 데 비해 주택가격은 경기침체로 거의 오르지 못 했다는 것.

<자극 책 불가피>
전국 도매물가는 75년에 20·2%, 작년에는 8.9%가 각각 올랐다. 그러나 주택가격은 일부 강북지방에서는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마저 보였다.
따라서 지난 연말부터 부동산전문가들은 올해의 부동산경기회복을 점쳐 왔다.
건재 가격의 상승으로 신축비가 많이 먹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기존주택에 대한 실수요자 층의 매기가 되살아나리라는 논거다.
둘째는 당국의 부동산 경기회복을 위한 대책마련 움직임.
연초 경제기획원은 새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부동산 경기 자극을 위해 세제·금융지원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건설부는 양도소득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특히 양도소득세완화논의는 그 정책적 타당성 여부를 덮어두더라도 최근의「아파트」경기에 결정적 자극제가 되었다. 셋째 지난해의 호황여파가 부동산에도 파급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밝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활기를 띨 것인지는 점치기는 어렵다.
부동산 경기회복의 결정적 관건은 당국의 태도인데 아직 뚜렷한 정책방향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동안의 부동산 경기침체가 관련내수산업의 경기후퇴를 가져왔으며 올해에는 해외경기의 불투명한 전망에 비추어 내수산업에 대한 경기자극 책이 불가피하게 됐고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도 건축경기를 되살릴 필요가 절실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최근 수년간의 건축동향을 보면 75년의 전체 건축허가면적은 1천8백42만 평방m로 전년도 보다 9.1%, 이중 주거용은 1천1백62만 평방m로 전년에 비해 12.9%가 각각 늘었으나 대종을 이루는 주거용 건축은 74년의 30%증가에 비해 현저한 둔화를 보였다.
76년에는 11월말 현재 건축허가 동 수 10만6천2백28동에 허가 면적 1천6백81만2천 평방m로 각각 전년동기의 92·6%, 97·6%수준에 그쳤고 주거용은 더욱 침체되어 8만4천6백72동에 9백13만8천 평방m로 전년동기의 87·1%, 82·9%수준에 그쳤다.

<새로운 활력소>
신규주택공급실적은 74년의 16만호, 75년의 18만가구분으로 각각 12%내의의 증가를 보이던 것이 작년에는 당초 목표했던 22만가구분의 78%수준인 17만 호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추계 되고 있다.
이 때문에 6l년 도에 17·5%수준이던 주택부족율은 76년에는 25%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건축활동의 부진은 관련산업에 영향을 미쳐「시멘트」내수 출고량은 매년 12∼13%의 증가를 보이던 것이 작년에는 6%의 증가에 그쳤으며 작년 4월에는 업계 공동의 조업중단사태까지 빚었다.
철근도 75년의 국내공급실적은 전년 비 11.8%의 감소를 보였고 76년에는 정부비축으로 외형상 24·7%가 늘었으나 실수요는 75년보다도 감소했다.
합판도 74년의 42·9% 판매증가에서 75년에는 17·7%, 76년에는 4·4%로 국내공급실적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부동산 경기 진작 책이 마련될 것은 분명하며 과거와 같은「붐」은 기대할 수 없어도 지난 2년의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 볼 수 있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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