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이너스 3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구는 정녕 빙하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미국의 5대호가 열어붙이고 난방용 「가스」부족으로 「뉴요크」·「뉴저지」주 등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국의 강추위도 앞으로 며칠간 더 계속되리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올해 한국의 추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언젠가는 영 「요크셔」에 있는 3백 86m 높이의 「텔레비전」탑이 얼어붙은 얼음의 무게로 도괴한 적도 있다.
미국은 올 겨울부터지만 「유럽」이 한파세례를 받은 것은 「이상기상 원년」이라는 1963년부터 있다.
이대로만 가면 틀림없이 빙하기다. 빙하기란 몇 백년을 두고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이다. 오래 전에 북빙양의 빙하 속에서 「매머드」의 무리가 발견된 적이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를 피하다 못해 죽었는지 냉동고기처럼 신선했다. 그리고 위 속에는 풀들이 소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쪽으로 도망갈 틈새도 없이 빙하기가 습래했던게 분명하다. 지구가 얼어붙으려면 기온이 3도만 떨어져도 충분하다고 학자들은 보고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삼림은 93%. 사지는 80%가 태양의 열을 흡수한다. 그러나 눈이나 얼음에 덮인 땅은 20%정도밖에 열을 흡수하치 못한다.
따라서 한번 온도가 내려가서 눈이 깔리면 태양열에 대한 반사율이 늘어나서 더욱 온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눈의 표면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으면 반사율은 더욱 커진다. 그만큼 기온도 더욱 떨어진다.
면적도 기온에 관계된다. 작은 면적에 눈이 내렸을 때는 녹기가 쉽다. 그러나 넓은 면적 위에 눈이 쌓이면 눈은 더디 녹는다. 자연 기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추위에는 한도가 있다. 보통은 체온이 30도보다 낮아지면 의식이 몽롱해지고, 25도 이하가 되면 동사한다. 그러나 같은 기온이라도 바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와는 크게 다르다. 29일 아침 「뉴요크」의 기온은 영하 10도였다. 그러나 시속 23km의 강풍으로 실체로는 영하 36도나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추위가 계속되면 사람들의 활동능력은 크게 저하된다. 농작물도 결단이 난다. 이미 「플로리다」의 황금「오린지」밭이 3분의 1이나 얼어붙었다 한다. 그뿐이 아니다. 땅 자체가 쓸모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대맥을 심던 밭을 「아이슬란드」사람들이 목장으로 바꾼 지 어려 해가 된다. 그러나 목축마저 이제는 10분의 1로 그 수확이 떨어졌다.
앞으로 세계적인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빙하시대를 사는 새 지혜를 인류가 찾아내야만 할 때인가 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