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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들 해외 출품『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상파울루·비엔날레」 「파리·비엔날레」등 한국이 출품하고 있는 6개의 유명 국제 미술전이 유독 올해 한해에 몰려 화단은 술렁거리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의 미술사조에 접하고 국제무대에서 우리 위치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국제전은 화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 미협 이사회에서 결정된 참가자 명단과 함께 국제전에 얽힌 문젯점들을 알아본다.
한국이 국제전에 처음 참가하기로는 61년 2회 「파리·비엔날레」 때. 63년부터는 「상파울루·비엔날레」에도 출품하게 되었고 현재는 「칸느」회화제·인도 「트리엔날레」·「아시아」 현대미술전·「우루과이·비엔날레」를 합쳐 6개의 국제전에 작품을 내고 있다. 한국이 국제전에 참가한 것도 15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올해는 이 6개의 국제전이 한꺼번에 열린다. 「파리·비엔날레」(9∼12월 「파리」 현대 미술판)의 한국인 참가자는 「비엔날레」 운영 당국에 의해 지난 연말 정재규씨로 결정됐었다. 미협 국제위원회와 이사회에 의해 지난 20일 결정된 국제전 참가자는 다음과 같다.
▲「상파울루·비엔날레」(9∼12월 「브라질」미술관)=하종현·김창열·이승조·이강소, 참가 「커미셔너」 이경성 ▲「칸느」회화체 (7∼9월 「그리말디」박물관)=정영렬·박유보, 참가「커미셔너」서승원 ▲인도 「트리엔날레」(3월 「뉴델리」)=윤형근·최대섭·이세득·김구림·서승원·김종근· 한영섭·김종일·이두식·이봉렬·박장년·김홍석·신성희·이태현, 참가 「커미셔너」 서세옥. ▲「아시아」현대미술전(6∼7월 동경도 미술관)과 「우루과이·비엔날레」(5월 「몬테비데오」)는 출품화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15년간 국제전에 출품하면서 눈에 띌 만한 성과라면 7회와 12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김환기씨와 김창렬씨가 각각 명예상을 받았던 것, 6, 7회 「칸느」회화제에서 한국에 특별상이 주어졌던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상보다는 국제전을 통해 우리 미술이 얼마나 발전했느냐 하는 것. 한국의 국제전 참가는 『성과보다는 참가』에 뜻을 두었고, 『돌아올 때 보다는 떠날 때』화려한 것이 사실이었다.
미술 평론가 유근준씨(서울대 교수)는 그 가장 커다란 원인을 언어의 장애라고 지적한다. 현지에 참가하는 작가나 「커미셔너」는 다른 나라의 미술가들에게 자국의 미술을 소개하고 새로운 미술에 대한 토론도 벌일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만한 역할을 했는가는 의문이라는 것.
또 그곳에서 보고들은 새로운 정보는 참가자 뿐 아니라 미술계 전체의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참가보고서·「세미나」·귀국보고 등을 통해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 유 교수의 의견이다.
75년 「파리·비엔날레」에 「커미셔너」로 참석한 바 있는 평론가 이일씨(홍대 교수)는 국제전을 위해서는 그 출품작 선발과 준비를 위한 별도의 상설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국제전으로 「베니스·비엔날레」 「도큐멘타」(독일·4년마다) 「유고슬라비아」 판화「비엔날레」(유고슬라비아) 등과 미국의 여러 전시회가 있지만 우리는 그 현황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있는 상태다.
75년에 「칸느」회화제에 참석하고 돌아 온 최명영씨는 『돌아가기 식으로 여러 사람을 보낼 것이 아니라 각 전시회마다의 성격에 알맞은 소수 작가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참가 소견을 말하기도 했다. <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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