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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후세인 벙커 독일인이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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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지하벙커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것과 같은 원자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철옹성이라고 뉴스위크 최신호(4월 7일자)와 AP통신이 벙커 건설에 참여했다는 독일 엔지니어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은 이 보도를 요약한 것이다.

후세인의 지하 방공시설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호화로운 벙커는 티그리스강 옆 대통령궁 지하에 있는데, 6천만~7천만달러를 들여 1984년에 지었다.

이 벙커의 바닥면적은 1천4백~1천8백㎡로 14개의 방이 있다. 지하 9m에 자리잡은 벙커는 강화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붕 두께가 2m에 달해 히로시마 원폭에도 파괴되지 않는다.

이곳에는 최소한 두달간 견딜 수 있는 각종 보급품들이 비축돼 있으며, 생물.화학무기 공격에 대처할 수 있는 환기시설이 완비돼 있다. 이 벙커 공사의 감독을 맡았던 독일인 볼프강 벤들러는 지금도 이 시설이 후세인의 지하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 지하 단지 건설에 참여한 또다른 독일 엔지니어인 칼 에서는 이 벙커들은 소형 원자폭탄으로 직접 공격하지 않는 한 부서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벙커는 91년 걸프전도 견뎌냈으며 이후 미군은 이 같은 지하 요새 파괴를 겨냥한 '벙커버스터'란 초강력 폭탄을 개발했다. 그러나 에서는 이 폭탄도 벙커 파괴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91년 걸프전이 시작되기 직전 미 중앙정보국(CIA)에 자신이 감독한 지하벙커의 설계도를 넘겨줬다는 벤들러도 미군이 공중폭격으로 이 벙커를 부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 다 미국이 벙커에 은신하고 있을 후세인을 잡으려면 병력을 지하 벙커로 직접 투입해 대형 출입문을 폭파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후세인 대통령은 이런 지하시설에 대량살상무기를 숨겨놓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지만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와 관련된 분명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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