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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스토리 부문 우수상 'Rock N Go!' 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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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산 중 등산로 초소~백운산장 구간

순찰 근무 중인 구조대 대원들. 연성, 광도, 기중, 배호.
천천히 산을 오르고 있다.
광도 : (무전기 다이얼을 돌리며) 치직—“심심한데 형기대(*형사 기동대) 무전이나 들어 볼까?”
무전음 : [투숙객들 대피 시켰나?] 치칙- [예, 4층 투숙객들은 전부 내보냈습니다.]
광도 : (반가운 표정) “어? 뭐야?”
무전음 : [여관 주인한테 키 받아서 셋이 올라가고, 출구란 출구엔 두 명씩 배치시켜. 곧 도착하니까 잘 감시해!] 칙- [알겠습니다!] 치칙-
광도 : (재밌어 하며) “이야~야~. 밑엔 장난 아닌데? 수배범 하나 잡나 보지? 검거 작전이라..”
기중 : “이런 거 보면 산이 좋아~. 조용~하고, 공기 좋고..사고만 안 나면야 만고 땡이지!”
배호 : (불만스럽게 ) “자슥아, 암만 그래도 군대야. 철창 없는 감옥이란 말이야.”
연성 : (웃으며) “그래, 그래..”

20. 백운 산장

백운 산장 전경.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산장 앞 여러 개의 상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후루루룩~. 창운, 정신 없이 국수를 먹고 있다.
아줌마 1,2,3은 그 모습에 놀라 멍해 있다.
꿀꺽, 꿀꺽.. 국물을 마시는 창운. (그 옆으로 국수 그릇이 세 개 쌓여 있다.)
창운 : (행복한 표정) “후아~…”
그릇을 내려 놓는 창운.
아줌마 3 : “세상에.. 총각, 며칠 굶었나? 아님 식성이 좋은 겐가?”
창운 : (어물쩡 넘기려는 듯)“아, 예.. 원래 제가 밥통이 무지 크거든요, 뭐.. 힘도 좀 썼고 해서..”
아줌마 2 : “다시 한번 고맙소, 자 이까심 하소.”
서걱- 칼로 사과를 자르는 아줌마2. (미니 람보 칼)
아줌마 1 : (눈살을 찌푸리며) “에구 무시라~. 여편네, 무슨 그런 칼을 갖고 다니나?”
아줌마 2 : (사과를 찍은 칼을 창운에게 주며) “왜요? 멋있잖소? 얼마나 잘 드는데, 자 들어요.”
창운 : (난감해 하며) “에..예 에..”
창운, 사과가 꽂혀 있는 칼을 바라본다.
창운 : (불편한 표정) ‘젠장….’

21. 회상 - 수유동, 건물과 건물 사이 (밤) 9월 25일. 오후 9시 23분.

퍽- 퍽- 건물과 건물 사이, 어두운 곳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
쿠당탕--!! 창운, 쓰레기 더미로 넘어진다. (내동댕이 쳐 진다.)
남자 1 : “이 새끼가 어디서 영업하고 지랄이야?! 것도 혼자서 겁대가리 없이..!”
삭막한 외모의 남자 1,2, 욕을 뱉는다.
창운 :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른다.) “크윽…”
남자 1 : “여기가 어떤 덴지 확실히 깨닫게 해주지.”
남자 1, 창운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운다.
그때 휘릭— 호를 그리는 창운의 손.
남자 1 : (손을 움켜쥐며 뒤로 물러선다.) “으앗-!!”
남자 1 손에 피가 흐른다.
번쩍—섬광을 발하는 칼을 들고 약간 어설픈 폼을 취하는 창운.
남자 1,2 : (움찔 하며 뒤로 주춤한다.) “헛..!”
창운 : (살기 등등하게) “다신 여기서 영업하지 않을 테니까 비켜라. 피차 피보지 말자구.”
남자 1,2 : (으르릉 대며) “이 새끼가..!?”
서슬 퍼런 창운의 눈빛.
남자 1 : (살짝 기가 꺾인 듯) “쳇! 이번 한 번 뿐인 줄 알어! 또 걸리면 그땐 뒈진다!!”
뒤 돌아 가며 경고하는 두 남자.
창운 : (칼을 든 손으로 입술의 피를 닦으며) “젠장..”

22. 백운 산장 앞 탁자

아줌마 3 : (손을 휘휘 저으며) “어이, 총각! 어이~!”
스윽- 창운, 사과가 꽂혀 있는 칼을 든 손으로 입술을 닦는다. ‘…’
아줌마 3 : “뭘 그리 생각하시나?”
창운 : (자리에서 일어서며) “예? 아.. 아니요.. 그냥 배가 불러서.. 저, 잠깐 뭐 좀 사러..”

23. 백운 산장 안

창운, 산장에서 먹거리를 한 봉지 가득 산다. 돈을 건넨다.
창운 : ‘제길! 하필 같은 모양 칼이라니.. 생각나잖아..’
봉지를 들고 나오는 창운.
창운 : (걱정스레) ‘근데, 그 놈…괜찮을까?’
두근- 철렁! 순간 몸이 경직되는 창운.
‘!!’ 창운 옆의 열린 산장 문에 광도가 수배전단을 붙이고 있다.
창운, 광도를 뒤로 하고 그대로 지나쳐 간다.
창운 : ‘어..어떻게 여기까지?! 뭐야 저 놈들?!’
문 옆에 연성이 서 있다.

24. 백운 산장 앞 식탁

창운,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자리에 앉는다.(눈빛이 날카롭다.)
아줌마 3 : “그렇게 먹고 뭘 또 샀소?”
창운 : “아.. 그냥 뭐.. 이것 저것…”
아줌마 3 : (연성을 부른다.) “이봐요, 폴리스 총각! 이리로 좀..”
창운 : (놀라 기겁을 하며) ‘허억-?!’ 두근-! ‘폴리스면.. 경찰? 왜..왜 이래? 이 아줌마..!!’
아줌마 3 : (창운을 토닥거리며) “오늘 이 사람 아니었음, 구조대분들 고생할 뻔 했다우. 우리 두 사람이 떨어질 뻔 한걸 이 사람이 구해줬지.”
연성 : (웃으며 답한다.) “아, 좋은 일 하셨군요. 덕분에 고맙습니다, 우리 일을 대신해 주셔서..”
창운 : (식은 땀을 흘리며) “아.. 아닙니다, 뭘.. 그런 것 같고..” 두근..두근.. ‘구조대?’
연성 : “산에 자주 오시죠? 낯이 꽤 익은데..”
창운 : (당황하며) “예? 아..예…” 두근..두근..두근..
아줌마 3 : “그래? 아니, 그런 사람이 백운 산장이 어딘지도 몰랐어 그래?”
창운 : (가슴이 철렁) ‘이 아줌씨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두근-!
연성 : (인사하며 돌아선다.) “하하..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앞으론 안전 산행 하시구요.”
두근..두근..두근..두근.. 창운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쭉 흐른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다.
아줌마 3 : “근데 총각, 어디 아픈가? 급히 먹더니 탈이 났나? 얼굴이 안 좋구먼..?”
아줌마 2 : (창운을 감싸며) “무안해서 그러는 거잖소! 이쪽으로 안 다니면 모르는 거지, 왜 사람 무시하고 그러시우?”
창운 : (벌떡- 일어서며)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만..”
아줌마 3 : “아니.. 이봐요, 총각-! 갑자기 왜..”
창운, 먹거리 봉지를 들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아줌마들 : (일어서며) “아고, 우리 생명의 은인-! 그냥 가면 안 되지~, 같이 가세~”
서둘러 짐을 챙기며 따라 나서는 아줌마들.

25. 산 중 산장 뒤 계곡

창운 : (버럭 성을 낸다.) “왜 그 따위 걸 그 사람한테 보고하는 겁니까?!”
아줌마들 : “화났수? 미안허우~…” “미안해~ , 기분 푸소..”
아줌마 3 : “총각…정말 훌륭한 사람이구먼.. 남들은 뭐 하나 베풀면 떠벌이기 바쁜데..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사람이야..”
아줌마 1,2 : “나.. 감동했어. 태산 같은 마음이네.”
창운 : (어이없어 한다.) ‘이..이것 참..’

26. 백운 산장

연성, 문으로 들어선다. 수배전단을 지난다.
연성 : ‘응?’
‘가만...?’ 수배전단을 본다.
수배전단 속 창운의 얼굴.

27. 산 중 산장 뒤 계곡 길

창운과 아줌마1,2,3. 어딘가의 산길을 걷고 있다.
창운 : (생각에 잠긴다.) ‘근데,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그 장소가 숨어 지내긴 최곤데..돌아갈까?’
아줌마 1 : “무료한데 라디오나 들을까나?”
치칙—배낭에 매달린 소형 라디오를 켜는 아줌마1.
라이오 음 :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 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버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아줌마 3 : (창운과 팔장을 끼며) “총각, 이제 화 좀 풀어졌나? 내 저녁 거하게 대접할 테니, 같이 내려갑시다.”
창운 : (놀라 펄쩍 뛴다.) “아..아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됐습니다!”
아줌마 3 : (막무가내로) “이런, 산에서의 인연을 그냥 풀어버리면 쓰나! 자꾸 그러면 나 화낼테요?!”
그때, 치칙—[뉴스 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창운 : (팔을 뿌리치려 애쓴다.) “정말, 정말 괜찮습니다. 갈 데도 있고..”
라디오 음 : [오늘 낮 3시 경에 이틀 전 호송차량에서 탈주한 탈주범 중 한 명이 경찰에 검거 됐습니다…]
두근-! ‘?!!’ 놀라는 창운.
라디오 음 : [이제 남은 탈주범은 마라톤 선수 김한일 씨를 살해한 범인, 서창운 뿐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창운 : (충격을 받은 듯) ‘뭐..뭐야..? 주..죽었어? 그럼 난, 이제.. 살인범..?!’ 두근-!

28. 회상 - 수유동 거리 버스 정류장 (밤), 9월 25일 오후 10시 05분..

여자의 핸드백이 보인다.
왼쪽 아래를 슬그머니 내려 보고 있는 창운의 얼굴.
빵- 부웅- 바앙—버스 정류장. 6~7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 속에(여자 우측 뒤에) 신문을 펼쳐 보고 있는 창운이 보인다.
창운 : (뭔가 열중하는 듯 한쪽 눈썹을 찡그리고서) ‘놈들 없겠지? 한 건만 하자. 젠장, 오늘 방값은 벌어야 할 것 아냐?’
스윽.. 오른 손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촤락- 신문을 접는 창운.
툭- 촤락- 창운, 슬쩍한 지갑을 신문 사이에 넣는다.
반을 더 접는다.(능숙한 솜씨다.)
그때, ‘?..’ 뭔가를 본 창운 우측 뒤의 남자(김한일).
여자의 핸드백 옆구리가 예리하게 찢어져 있다.
창운, 슬그머니 빠져 나간다.
한일 : (창운을 부른다.) “이봐-!!”
창운 : ‘젠장-!!’
타앗-! 신문을 품에 넣으며 도주하는 창운.
한일 : (쫓아 달려 나가며) “거기 섯-!!” 타앗—

29. 회상 - 거리 (밤)

탁탁탁탁- !! 창운, 정신 없이 달리고 있다.
창운 : ‘제길! 놈들이 날 감시했나? 여긴 절대 다신 안 온다!’
팍팍팍팍--!! 발 소리도 가볍게.. 한일의 뛰는 발이 보인다.
창운 : (여유만만으로) 탁탁탁탁-- ‘헤헷, 그래도 한 건 했다, 요놈들아~. 일단 뛰면, 육상선수가 아닌 이상 날 잡을 순 없을 거다!’
팍팍팍팍팍--!! 더욱 빨라지는 한일의 러닝.
창운 : (미소지며 슬쩍 뒤 돌아 본다.) 탁탁탁탁--! ‘이래봬도 중학교 때 시 대회 마라톤 중등부 준우승까지 먹었던 다리라구~!’
창운 : (놀라 눈이 튀어 나온다.) ‘헉?! 뭐..뭐야?! 저거?!’
팍팍팍팍--!! 창운의 뒤로 트레이닝 복의 그 남자가 놀라운 속도로 따라 붙고 있다.
한일 : (소리친다.) “거기서-!!”
창운 : ‘젠장! 놈들한테 잡히면 난.. 죽는다!’
그러나 점점 좁혀지는 거리. (말 없이, 연속 동작 연출)
한일, 창운의 목 덜미를 잡는다.
넘어지는 두 사람.
퍽-퍼억-! 창운, 자신의 허리를 부여 잡은 한일을 후려친다.
주위 사람들, 놀라 뒤로 물러서 보고만 있는다.
아랑곳 않고 창운을 덮치는 한일.
저 멀리 뒤에서 경찰들이 달려 오고 있다. 타타탁-- 삑—삐-삑--!!
빠져 나오기 힘들 것 같은 창운.
창운, 발목에 손이 간다.
슥- 번쩍-! 섬광을 발하는 단도. [계속]

스토리 부문 우수상 'Rock N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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