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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는 초만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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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카이로」가 이사를 간다. 1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가 계속 늘어나는 인구로 초만원 인채 「세계에서 가장 늙은 도시」가 되어 수도 이전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의 밀집 지대라면 두세 시간씩 기다려야만 주식인 빵을 살수가 있고 외곽에서 중심부를 다녀오려면 하루 온종일을 소요, 이른바 교통 체증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인구 밀도가 평방m당 15만명에 자동차가 32만대, 살인적인 「아파트」비로 신혼 부부 조차 길에서 헤매야 되는 곳이 오늘의 「카이로」다.
최근의 집계에 의하면 「카이로」의 인구는 「이집트」전체의 16.1%인 8백77만명, 현재의 인구 증가율과 도시 유입율로는 2천년대에 2천만명을 초과한다는 것이니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때문에 최근 기획성과 지방 개발성이 공동으로 마련한 청사진에 의하면 「카이로」서북방 2백㎞이자 「알렉산드리아」동남방 2백㎞지점의 서부 사막 지대가 새 수도의 후보지.
더욱 이 지역은 서독과의 합작으로 건설 중인 「카타라」 계곡 공업단지와 가까울뿐더러 충적층에서 지하수를 끌어들 일수 있어 일석이조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막의 나라 「이집트」로서 볼 때 수도의 이전은 「나일」계곡에만 밀집해 있는 인구를 분산, 사막을 생활권화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실제로 3천8백만명의 인구가 전 국토의 5.5%에만 편재해 살고 있어 사막의 생활권 화는 필연적으로 대두되어 온 국가적인 과제-.
이래서 이전이 불가피한 서부 사막은 특히 「파라오」「로마」「고트」유적이 풍부한 「바라리아·오아시스」와 인접되어 있어 관광 개발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연간 적자가 60억「달러」(한화 약3조원)에 단기 고리 외채만도 7억「달러」(3천5백억원)인 「이집트」로서 「브라질」의 「브라질리아」와 맞먹는 수도 이전이 경국의 공사가 아닐 수 없다.
아직껏 공사 규모가 확정되지 않고 있으나 「카이로」의 정부 소유 부동산과 수도 후보지의 토지를 팔아 공사비를 염출해 낸다는 계산-. 여기에 여성 국회의원인 「나왈·아메르」여사처럼 중농정책으로 농민의 「카이로」유입을 막거나 나아가 현재 「카이로」에 있는 공공 기관을 지방으로 옮겨 인구 분산을 유도하자는 「카이로」고수파도 없지 않다. 그러나 거대한 새 수도의 건설로 「아랍」세계의 종주국임을 다시 한번 과시하려는 「사다트」대통령의 의도인 만큼 중동의 「브라질리아」가 탄생될 날도 멀지 않다. 【테헤란=이근양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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