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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DDP, 서울 이미지 변화의 출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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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선을 보인 지도 한 달 이상이 지났다. DDP는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다. 개관 초기에는 UFO 같은 형상으로 주위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현재 DDP는 동대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동대문은 외국인의 고정 관광코스다. 하지만 대부분은 의류나 한류스타 소품 등을 구입한 후 스치듯 떠나간다. 이렇게 단조롭던 동대문 관광코스에 DDP는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국내인의 방문도 늘면서 DDP의 연간 방문객은 5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DDP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유기적인 디자인에 있다. 4만5133장의 모두 다른 알루미늄 패널로 만들어진 DDP는 서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렇게 파격적인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은 2D 설계로는 구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때 그녀는 건축물 없는 건축가로 불렸다. 하지만 3D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녀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됐 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제품은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좋은 이미지와 기대감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단조로운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파리 하면 에펠탑을 떠올리지만 파리에는 파이프가 건물 외관을 감싸고 있는 퐁피두센터도 있고, 흰 대리석과 유리로 만들어진 신개선문도 존재한다. 이렇게 개성을 뽐내는 다양한 건축물이 도시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며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서울은 새로운 활기와 창의력이 넘치는 도시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은 옷을 입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이 아닐까. 세계적인 여행서인 론리플래닛은 2009년 서울을 세계 최악의 도시 3위로 꼽았다. ‘반복적으로 뻗은 도로와 소련 식 콘크리트 건물’이 악평의 이유였다. 3D로 그린 비정형 곡선으로 이루어진 DDP가 이런 서울의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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