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땅 매입 늘어 토지금고 부실화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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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토지금고의 땅 매입과 관련된 운영상 문제점 및 이학수 고려원양 사장 구속 뒤따른 탈세문제가 6일 국회 재무위에서 크게 논란됐다.
이중재 의원은 토지금고 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질의를 통해 『75년4월 토지금고 발족 이후 지난 6월말까지 토지금고가 매입한 31건(88만3천명·싯가 1백77억원) 중 팔린 것은 겨우 2건 뿐』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이 땅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당초부터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과거 국가권력기관이 한신 부동산에 압력을 가해 싯가 보다 비싸게 매입토록 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토지금고가 팔리지 않는 땅을 자꾸 매입하는 것은 제2의 성업공사, 한신 부동산이 될 공산이 크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막대한 토지금고의 자금조달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고 『토지금고에 감정 기능과 대출업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현행 감정원의 기능을 일원화하고 다른 금융기관의 영역까지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토지금고가 75년 중에 2백50억원 규모의 토지매입 계획을 세웠으나 실적은 30억원 밖에 안됐다』고 지적하고 『기업자신이 팔려고 해도 안 팔리는 땅이 토지금고라고 해서 쉽게 팔리겠느냐』며 토지금고 운영의 문제점을 추궁했다.
이승윤 의원(유정)은 『11월말 현재 토지금고의 매입 적격토지는 모두 2백70만평인데 비해 실제 매입실적은 36건 1백3만8천 평에 1백48억9천8백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 『이 같은 토지금고가 설립취지에 부합한 임무수행을 제대로 못한 결과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토지금고의 납입자본금 3백억원 중 실제 매입 액은 1백48억에 불과한데 나머지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한편 이중재 의원은 『고려원양 이학수 사장의 구속은 그가 차지하고 있는 경제계의 비중으로 보아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고 말하고 『이 사장의 부정유출 경위와 구속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고재청 의원(신민)도 『고려원양이 74년부터 외화 불법유출과 탈세행위를 했다면 이는 3년 동안이나 고의적으로 정부당국이 묵인했거나 비호한 결과』라고 말하고 『이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소상한 내용과 이에 다른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고려원양의 은행 대출 액이 5백억원 이상이고 방계기업까지 합치면 1천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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