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인력 해외 진출 늘어 국내 업계에 큰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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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동 「붐」을 타고 우리 나라의 기술자들이 비싼 적금으로 쏟아져 나가고 있으며 또 외국 회사에서도 한국 기술자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많아 그 동안 값싼 인력을 걱정 없이 써온 한국 기업들에 새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집단적인 해외 인력 진출은 월남 경기 이후 한동안 뜸했으나 작년 이후 중동 「붐」을 타고 건설·토목 기술자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가기 시작, 이미 진출 인원만도 10월말 현재 1만9천4백명에 달했고 앞으로도 매년 2만∼3만 명씩 더 나갈 전망이다.
중동 지역으로 나가는 인력은 한국 기업에 고용되는 경우, 단순 노동자가 한달에 4백∼5백「달러」, 기술자가 7백∼1천5백「달러」의 돈을 받으며 외국 기업에 고용되면 이보다 10∼20%정도 더 받는다.
이런 비싼 임금의 매력으로 월 10만∼15만원 정도씩 받던 노동자 및 기술자들이 다투어 중동으로 나가는 바람에 국내 기업들은 인력 확보에 곤란을 받고 있으며 국내 임금 수준도 뒤따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통신·선박·전기·항공 등 특수 분야 기술자가 집단적으로 빠지려는 경향이 많아 일부 업체에선 이들의 사표를 못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미·일·서독·프랑스·스웨덴 등 중동 진출 외국 기업에서도 근면하고 비교적 값싼 한국 기술자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는 만약 한국 기술자들이 외국 기업에 진출하는 경우 공사 입찰 경쟁에서 한국 기업에 타격을 준다는 판단아래 외국 기업에의 취업을 규제하고 있다. 현재 전공·공작 기계공·벽돌공 등 80여개 직종은 특히 안 내보내고 있으며 요리사 등 건설 공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직종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의 인력 부족을 막기 위해 군기관 등을 통한 기술자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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