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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도 충치를 일으킨다|이재현 박사에 알아본 충치의 새 원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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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반적으로 충치는 설탕을 비롯한 단 음식물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스트레스」도 충치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전 서울대 치대 교수 이재현 박사(성「바오로」치과의원장)에게 알아본다.
지금까지 충치의 원인으로는 음식물찌꺼기·세균·백혈구·폐퇴상피세포 등으로 형성되는 세균 막이 치아의 표면에 부착, 법랑질(사기돌)을 녹이는 물리화학적 변화로 설명했다. 또 설탕의 과잉섭취, 소아의 편식,「칼슘」섭취의 부족, 운동부족, 선천적인 체질 등 이 정신적인 소인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대개 설탕소비량과 충치발생률이 비례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가 영양결핍인 것으로 알려진「나이지리아」에서는 충치발생률이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또「폴리네시아」인이나「에스키모」족들에게 최근 충치발생률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러한 물음을 추적하던 학자들은 뜻밖에도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스트레스」가 충치발생의 중요인자라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해 냈다.
공로자는「호노라토」박사. 그는 흰쥐를 3군으로 나누어 A군엔 태어나자마자, 그리고 B군에는 생후 1주일 후부터「스트레스」를 가한 반면에 C군엔 전혀「스트레스」를 가하지 않고 충치발생률을 관찰했다. 그 결과 생후 즉시「스트레스」를 준 A군의 충치발생률은「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은 C군의 2배 이상이나 되었고 또 B군보다 분명 높은 현상을 구명했다.
한편「슈바바하」박사는 20∼47세의 격심한 충치소유자를 대상으로 관찰, 사회적 상황과 정서적「스트레스」가 충치를 발생시키고 동시에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화목한 가정에 비해서 가정불화가 심한 어린이들에게 충치이환 율이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스트레스」는 충치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잇몸이 붓거나 곪는 치주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충치와 치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설탕 섭취 량을 줄이고 식후 칫솔질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오락·취미생활 등으로「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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