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 문제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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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년 7월부터 실시되는 부가가치세제는 그 과세대상이 노임·이자·임대료·이윤 등으로 구성되는 부가가치이기 때문에 제품이나 용역의 재료비 구성이 낮고 인건비 구성이 높은 노동집약산업이 자본집약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문제점을 안고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계·광업·건설 등 업계가 제시하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은 부가가치세가 성격상 산업 중립적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나 우리 나라의 산업정책이 노동·기술집약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큰 방향을 정해놓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정책방향에 반하는 조세제도를 아무 보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산은의 한 조사보고서도 이와 같은 점을 지적, 국민경제상 특정정책 목표의 달성을 위해 조세를 유인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부가가치세의 도입으로 산업정책에 대한 조세정책의 뒷받침이 어렵게 된 것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대한 광업회는 부가가치세 실시에 따른 건의서를 통해 금속광업의 경우 재료비 구성이 36.3%, 비철금속광업의 경우 33.6%인데 비해 제조업 평균 재료비 구성비는 80.7%에 달해 부가가치 율이 광업의 경우 평균 51.9%에 달하는데 제조업은 21.9%에 불과, 부가가치세가 실시되는 경우 부가가치 율이 높은 광업이 제조업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부가가치세율을 10%로 한다해도 광업의 경우 판매액의 5∼6%를 세금으로 부담, 현행 영업세법상 세율 0.5%에 비해 10배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 부존자원의 개발 등 산업 정책적 관점에서 부가가치세제를 보완해줄 것을 건의했다.
부가가치세제는 이밖에 물가구조에 영향을 미쳐 물가의 동시적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72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탈리아」의 경우 l2.5%의 물가 상승, 「네덜란드」의 경우도 이 제도 실시로 6%의 생계비 상승이 있었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는 이밖에 유통구조의 전근대성·영수증 주고받기가 일반화되지 못하고 담당 공무원의 인원 확보와 자질 등 선행조건을 갖추지 못한 실정이어서 시행 단계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실행만을 서두르는 것보다 실시에 앞서 충분한 준비와 계몽기간을 가져야할 것이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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