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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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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상파울루=허준 통신원】한국인의 남미이민이 「브라질」「파라과이」「아르헨티나」등 각국으로부터 중단 또는 제한을 당하고있는 사태에 직면하여 현지 공관에서는 일단 중단 후 정부의 엄선과 재정적 뒷받침아래 새 출발을 해야한다고 한결같이 강조하고있다.
남미각국이 희망하는 것은 모두가 농업이나 기술이민이다. 이들 나라는 지금이라도 정부나 관계기관의 확실한 보증아래 자본이나 기술이 수반된 이민이라면 아직도 받아들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74. 75년 사이에 「브라질」정부와 협의됐던 한국의 양잠이민(「미나제라이스」주)이 지불보증문제로 성사가 되지 못한 것은 사정이 어떻든 또한 번 좋지 못한 인상을 준건 사실이다. 그리고 2만 명에 가까운 남미 이민 중 당초의 취지대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숫자가 50가구(「브라질」20여 가구, 「아르헨티나」11가구, 「파라과이」10가구)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특히 「파라과이」에서 넘어오는 영주권 없는 밀입국자와 불법체류자문제로 골치를 앓고있는 주「상파울루」총영사관의 문희철 총영사는 『주재국정부의 선처를 요망하는 이외에는 이들 「무 영주권자」를 구제할 방도가 없고 그렇다고 방치하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만큼 인도적 견지에서라도 일단 중단시키고 직계가족으로 제한해야겠다』고 말했다.
남철 주「아르헨티나」대사는 「아르헨티나」정부가 원하는 이민은 농업이민인데도 3천명의 교포 중 현재 농사에 종사하고있는 사람은11가구뿐이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그래도 아직 열려있는「아르헨티나」이민마저 문이 닫히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대사관은 초청장 확인과정에서 일단 가족초청으로 제한키로 했고 주「파라과이」대사관도 이를 따를 방침이다.
앞으로의 개선방안에 대해 남 대사는 『우선 농사를 지을 농업경험자를 엄선하여 이들이 경작 할 때까지 자금을 융자해주고 실적을 수시로 파악하는 둥 계속해서 지도·감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5년이면 5년 동안 농사를 짓도록하고 약속을 지킨 사람에게만 토지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절차를 밟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이 문제를 전담할 투자회사나 기관을 설치해 농사의 지도감독. 자금융자 및 회수, 농산물의 판매문제 등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상파울루」에 거주하고있는 전보사부차관 한국진씨 는『우선 급한 것은 나라와 국민의「이미지」를 쇄신하는 작업부터 해야하며 당분간이라도 스스로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이민조사단이 수없이 다녀갔으나 근본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 이민청과 같은 전담기구를 만들어 관계국의 시책 등 현지사정을 충분히 파악한 후 이를 기초로 해서 관계국의 실정에 맞는 이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그들 나라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농업 또는 기술이민을 원하는 만큼 반드시 자본과 기술이 결부된 이민이라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이민관계기관을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이민은 받아들이지 말도록 「브라질」정부에 요청하고 있으며 국제이민사업단 같은 단체나 기업체가 장비와 자금을 융자하여 이민희망자 선정에서부터 사전훈련, 계속적인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규모 부동산투자 때문에 말썽도 없지 않으나 농업이민과 기업진출로 「브라질」과 관계를 긴밀히 하고있다. 최근에는 「미나제라이스」주의 「세라드」지역에 1백만㏊의 농토를 양국이 공동으로 지원하여 개발하는 계획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한편 「상파울루」시내 제2의 한국촌에 교회를 갖고있는 이석호 목사도 『국가적 견지에서는 이민을 계속 추진해야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이민을 만들지 않고 국가체면을 덜 손상시키기 위해서라도 중단하고 단 한 가구라도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아래 농사짓는 사람을 내보내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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