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덴마크, 북괴대사를 추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코펜하겐 15일 UPI동양】「덴마크」정부는 15일 「덴마크」주재 북괴대사관이 「덴마크」국법을 중대하게 위배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대규모의 마약밀매와 면세 수입한 주류와 담배를 암거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북괴대사 김홍철과 3등 서기관 김순필, 대사관원 최훙과 강호삼 등 북괴외교관 4명 전원을 21일까지 「덴마크」를 떠나도록 추방 조치했다.
「덴마크」외무성은 대사 김홍철 등 4명의 추방이 외무성과 법무상간에 최대한의 신중한 협의를 거쳐 결정되었다고 말했다.
「쿠누드·뵈르게·안데르센」 「덴마크」외상은 이번 추방조치가 유감스러우나 불가피 했으며 북괴대사관의 범법행위에 관해서는 추호의 의문도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북괴대사관이 밀매한 마약의 밀매량이 대규모였다고 말했으며 「코펜하겐」경찰국은 북괴대사관이 2명의 「시리아」인에게 2백만「크로네」(33만3전「달러」어치)의 「해쉬쉬」(대마초를 응축한 마약)를 건네주는 현장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코펜하겐」경찰국 「올래·뇌르가르트」부국장은 북괴대사관이 지나치게 많은 면세주류와 담배를 들여오고 있음을 수상히 여겨 「코펜하겐」경찰국과 「덴마크」경찰청이 특별수사반을 설치, 지난2개월간 수사를 벌여왔으며 12일 「시리아」인 2명이 북괴대사관에서 1백47㎏(2백만「크로네」)상당의 「해쉬쉬」를 인수해 갖고 나오는 것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뇌르가르트」부국장은 추방된 북괴의 외교관 가운데 2명이 이 밀매에 관계했으며 「시리아」인 2명과 함께 「덴마크」인 2명도 체포되었는데 그중 1명의 「덴마크」인은 국제마약밀매혐의로 「프랑스」와 「덴마크」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자였다고 말했다.

<북괴측, 논평회피>
한편 추방된 3등 서기관 김순길은 마약 등 밀매혐의에 관해 일체 아는바 없다고 주장하고 평양정부와 협의할 때까지 「덴마크」정부의 추방 조치에 더 이상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괴는 3년전부터 「코펜하겐」에 대사관을 두어왔다. 「덴마크」법무성의 한 관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 더 많은 사람이 추가 구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외화조달 목적인듯…다른 곳서도 쫓겨나
「덴마크」주재북괴 대사관이 35만∼40만「달러」어치 마약 등의 밀수범죄를 저지른 것은 외화사정 악화에 따른 공관유지비조달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는 「덴마크」정부가 유례없이 강경한 조치를 취한 것은 이 불법행위가 장기간 조직적으로 계속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북괴는 지난 5월에도 「카이로」주재 공관원 2명이 「시리아」로부터 4백㎏의 「마리화나」를 대량 밀수하려다 적발되는 등 외화조달편법으로 밀수를 행해왔다.
국제무대에서 거친 행동으로 빈축을 받아온 북괴외교는 이번 범법활동의 촉발로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지난71년 「스리랑카」에서 좌파반란에 관여하여 대사관퇴거조치를 당했으며 남미 「코스타리카」에서는 공관설치도 없이 통상사절단을 장기 체류시키면서 정치활동을 벌이다가 쫓겨난 일도 있다. <한남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