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백m서 벼농사대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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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I창원군 동면 석산리·마룡리일대
억센 한 농부의 집념이 하늘만 쳐다보던 해발 1백m 산등성이의 농토 45정도를 옥답으로 바꿔 올해에도 벼1천5백섬의 생산을 눈앞에 두게됐다.
수 백년 내려온 천수답을 2백편마지기당 4섬이 생산되는 수리안전답으로 바꾼 농부는 김뢰원씨(절·경남 창원군 동이석산리) .
창원군 동면 석산리·마능리일대 고지대의 논이 해마다 가뭄피해를 겪고 비가와도 고지대라 물이 부족, 뜨거운 햇볕아래 벼는 타 죽어가기만 했다.
이를 보다못한 금씨는 66년 가을 이곳에 물을 끌어보자는 신념을 갖고 양수시설 작업에 나섰다.
양수기등을 마련키위해 전재산인 논2천평과 밭1천평, 농우 1마리를 가족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처분해 2백여만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67년봄-.김씨는 창원군 동면 왕남저수지위에 5편의 양철집을 짓고 16마력짜리 양수기 1대를 설치했다.
김씨가 양수장에서 물을 퍼올려 저수지위 32m 높이에 있는 논에 물을 대기까지 3년이란 세윌이 흘러야했다.
주민들은 금씨의 이같은 공사에 협조는커녕 『남의 논에 수로를 허가도 없이낸다』며 뺨을 때리는등 외로운 공사를 치러야했기 때문.
70년봄 석산·마룡·금산리 15만정보는 최고 1백m높이의 산등성이에 위치하면서도 김씨의 덕분으로 충분한 물의 공급을 받게됐다.
구원군도 김씨의 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성능이 좋은 30마력짜리 양수기로 바꿔주었다.
김씨는 1단계공사가 성공된데 용기를 얻어 남은 16마력짜리 양수기를 이용, 해발32m 석산마루턱에 올려놓은 물을 다시 40m나 위로 올리는 2단계 양수공사에 착공했다. 2년만인 72년 봄 드디어 20정보에도 감격의 물줄기를 덜 수 있었다.
콩밭과 목화밭까지 모두 논으로 변한데 자신을 가진 김씨와 주민들은 논에서 거둔 수세(수세)등 7백여만원을 모아 3단계양수공사를 계획했다.
이 3단계공사는 해발 1백7Om의 석산꼭대기를 넘어, 산너머 마룡과 석산마을 10정보에 젖줄과도 같은 물줄기를 만드는 공사였다.
8년에 걸친 이 공사의 수로는 무려 3천6백m. 이렇게 긴 물길은 혹심한 가뭄에도 고지대의 논에 물을 공급해 지난해에는 벼1천2백섬을 생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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