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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쟁 격화…전중 구속은 삼목의 반격이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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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김경철특파원】오는 가을로 예상되는 중의원 해산과 선거까지 일본정국은 격동을 면치 못할 것 같다.
「미끼」수상은 당의 「재생」을 호소하고 나섰으나 자민당은 이미 내외로부터 심한 도전을 받고있다.
「미끼」파 「나까소네」파 등 주류는 정권유지에 자신이 있다는 태도이나 「후꾸다」·파 「오오히라」파 등 비주류는 극히 회의적이다.
그들은 『재생이나 숙당을 위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일』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비주류는 「미끼」이후를 겨냥하고 있어 내부도전이 심각하다.
한편 사회·공명·민주 등 야당은 장기 보수정치의 병폐를 들어 자민당 와해작전에 공동전선 구축을 서두르고 있어 지금이 자민당 창당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견해도 있다.
앞으로 수사진전에 따라 당의 간부와 현직 각료까지 구속될 경우 자민당의 위기는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선거를 목표로 자민당 권력조직을 규탄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선명 보수를 내걸고 자민당을 이탈한 신자유「클럽」의 신당 운동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의회는 해산에 앞서 「록히드」사건을 토의하면서 여야가 의회에서 한바탕 격전을 벌일 것도 뻔한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장기집권의 자민당 자체 안의 세력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다나까」의 정계 은퇴는 기정 사실화했고 이에 따라 당내 최대 파벌인 전중파의 쇠퇴도 어쩔 수 없는 일일 것 같다.
「다나까」는 거액의 돈을 받아 자파의 정치자금으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74년 그가 금맥사건이 문제됐을 때 『나만이 추궁을 받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 「록히드」사건 수사여하에 따라서는 「다나까」파는 물론이고 자민당 내 상당수의 인물들이 걸려들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는 경우 「다나까」파는 최대의 위기를 맞게되고 다음 총선이 「생존」에 중대한 위험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2월초 「록히드」사건이 표면화된 이래 검찰이 손을 대고 이른바 「정상작전」으로 대어를 체포한 것은 검찰 측에 사정이 있다.
소위 관련 정부고관에 초점을 맞추어 온 검찰이 「정상작전」으로 나온 것은 「다나까」 가 뇌물을 받은 암호영수증의 시효가 오는 8월9일로 끝나 그 후에는 사건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 일본 정치일정에서 볼 때 임시국회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사건을 조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들끓는 여론이기 때문이다.
「다나까」구속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미끼」의 욕구가 크게 작용했고 여기에 일본 검찰의 집념, 새로운 정치윤리를 갈망하는 국민여론이 가세하는 복합작용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나까」구속으로 「미끼」퇴진론은 일단 주춤해져 「미끼」수상은 일단 곤경에서 벗어난 셈이다.
많은 여론조사 결과 「미끼」정권은 「록히드」사건 규명이 끝날 때까지 존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미끼」수상의 재임중 이 사건이 규명되어 자민당 내의 차후의 기류가 어떻게 되든 간에 「미끼」수상 개인에게는 「다나까」구속이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사건이 일단락 된 다음 「미끼」수상이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버틸 것인지가 주목된다. 현재로는 수상직을 고수하면서 의회해산·중의원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신임을 물을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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