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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유출 늘어난 동양 문화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스리랑카」의 국립박물관장인 「R·데·시르바」 박사는 『구미 각국은 식민 통치 기간 중 동양으로부터 반출해간 미술품을 반환해야 한다』고 제안해 「유럽」과 미국의 박물관 관계자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 그러나 동양 문화유산의 서양 반출은 식민지 시대가 끝난 오늘날에도 그치지 않아 국제간의 심각한 문화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기록상 가장 먼저 반출된 유물은 「아테네」 「파르테논」신전의 「대리석 조각」. 1816년 영국의 「에르긴」경이 부식돼 가는 신전으로부터 「대리석조각」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영국에 가져갔었다.
그후 서구 제국은 식민 통치기간 동안 동남아로부터 대량의 문화 유산을 반출해 갔지만 각국이 독립을 하면서 문화재 반출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국제 문화재 전문가인 「나이젤·카메른」씨(영·「데일리·메일」지 북경 특파원)는 최근 문화재 반출의 몇몇 사례를 통해 새로운 반출이 성행하고 있음을 폭로했다.
요즘 가장 많은 문화재가 반출된 곳은 「크메르」. 「시아누크」가 축출 당할 즈음, 유명한 「앙코르와트」사원의 석상 머리부분이 「크메르」군에 의해 국경을 넘어 「방콕」으로 옮겨졌다. 이때 수십 점의 귀중 문화재가 반출됐는데 「카메른」씨는 석상의 머리 부분을 「스위스」의 한 부호 응접실에서 발견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의 경우도 73년10월 「타이」 군사 정권이 무너지기 이전에 군의 문화재 관계자가 업자와 결탁, 신석기 시대의 「반쳉」도기를 몇 백 개나 국외로 팔았는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도자기들은 물론 「방콕」에서 미국·「유럽」·「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고 미술상에게 감쪽같이 팔렸다고 덧 붙였다.
우리 나라로부터 많은 문화재를 반출해간 일본의 경우도 국내의 문화재 반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법에도 불구, 일본 병풍 류가 수없이 해외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불교 미술이 찬란했던 인도도 예외는 아니다. 「카메른」씨는 인도에 있는 한 외교관 집을 방문했을 때 「시바」상(청동제품)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한 시간 정도 면밀한 조사 끝에 청동 상이 가짜라는 것을 확인했으나 주인은 실물이 해외에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후 「카메른」씨는 이 청동제 「시바」상을 미국의 한 박물관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예술품의 반은 서양에서 소유하고있다』고 주장한「카메른」씨는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문화재 유출』이라며 전통 문화의 보존을 위해 동양 각국도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파·이스턴·이코노믹·레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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