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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생각하는 국회|미 아이오와대 「입법 연구소」서 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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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 나라 국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해 유권자들은 36·4%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고 24·6%는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38·9%는 「모르겠다」는 무언파. 그러나 유권자들의 80·6%는 국회 필요성을 지지하고 있어 국회의 활동력 향상이 크게 요청되고 있음이 한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여론 조사는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부설 「비교 입법 조사 연구소」가 주관해 전국 73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12개 지역에서 2백명씩 임의 선정, 그중 2천2백76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인터뷰」 방식에 의해 실시됐으며 그 결과가 『국회보』 (76년5, 6월 합병 호)에 실렸다. <조사자는 김종림 (「아이오와」대 교수) 배성동 (서울대 「엠제웰」 (미 「켄터키」대>

<노년층이 지지도 높아>
우선 의회 지지도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높아 80·6%가 긍정적으로 보았으며 66·7%는 의회가 존재함으로써 유익한 것으로, 63·1%는 의회가 있기 때문에 더 잘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응답자의 극소수인 2·7%만이 국회를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했으며 8·3%가 유익한 점이 없다는 뜻을 표했다.
의회 제도에 대한 지지도는 △여자보다 남자 △교육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 △하위 직업 종사자보다는 상위 직업 종사자 △연소 층보다는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훨씬 더 높다.
지지도에 있어 교육과 지지율이 어느 수준까지는 정비례하지만 교육 기간이 12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지지도가 감소하고 있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의원 활동 잘 알지 못해>
의원과 유권자 사이의 접촉이 예상외로 부진하다는 것이 이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난 특성 중의 하나.
출신 의원과의 접촉 문제에 관해 30·2%가 「매우 접촉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데 반해 20·1%만이 「접촉이 쉽다」고 했고 49·7%는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출신 의원을 만났다는 유권자는 14%, 대화를 나눈 유권자는 4%에 불과하며 출신 의원이 그 지역을 위해 했던 일에 관하여 알고 있는 유권자가 14%, 응답자 개인을 위해 출신 의원이 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에도 미달했다.
1개 선거구에서 2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현행 선거 제도 때문에 출신 의원 2명의 이름을 △모두 안다는 유권자는 39·1% (8백89명) △한사람만 안다 30·1% (6백85명) △하나도 모른다 30·1% (6백85명) △무 응답 0·7%로 유권자의 반수 이상이 출신 의원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이름을 알고 있는 유권자도 의원 출마 전부터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사람은 8%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 나라 국회의원 정수 (2백19명)를 정확히 아는 유권자는 6·9%에 불과했고 10명의 오차 범위 안에서 어렴풋이 알고 있는 유권자가 17·2%, 전혀 모르는 유권자가 40·5%나 됐다. 「출신 의원에게 편지를 쓴다면 답장을 해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4·5%가 답장을 해줄 것으로, 24·6%는 답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39·3%가 모른다는 반응.
의원과 직접적인 접촉을 한 응답자들이 접촉을 안 해본 사람보다 의회를 더 지지할 뿐 아니라 의원 활동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명성보다 정직을 바라>
의원들이 지녀야 할 특성에 대해 유권자들은 무엇보다도 「성실성」을 첫째로 꼽고 있다.
유권자들은 의원이 갖출 요건으로 △성실성 (92·2%) △정직성 (90·8%) △선거민에 대한 이해 (89·7%) △훌륭한 교육 (73·5%) 등에 높은 비중을 둔 반면 △사회적 명성 (47·1%) △훌륭한 직업 (41·2%) △선거구에의 장기 체류 (38·5%)에는 비교적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유권자의 38%가 대부분의 의원들이 성실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47%는 정직성, 44·3%는 선거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신 의원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54·1%로 비교적 높았으나 의원 활동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36·4%에 불과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의원들이 수행해야 될 직무의 우선 순위에 있어 유권자의 52·2%가 선거구민의 생각을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반응을 표시했고 44·2%는 법안 심의, 41·3%는 지역 발전을 위한 계획 수립에 있다고 응답한 반면 선거구를 자주 방문해야 한다는데에는 35·9%만이 동조.
의원 개인에 대한 신뢰도는 12개 조사 대상 지구 중 최고 72·3%의 신뢰도를 보인 지구가 있는가 하면 최하 28·7%의 신뢰를 보인 지구도 있어 그 격차가 심한 편.
이 같은 지지도의 지역 격차는 교육 정도나 지역의 경제·사회적 요인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활동 결과나 특성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조사는 의회의 생존과 활동 능력은 일반 민중에 의해 판명되는 지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고흥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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