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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아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영국작가「R·키플링」의 유명한 소설『정글·북』에 나오는 이야기다. 「모글리」라는 소년은 아기일 때부터 늑대 품에서 자랐다. 그가 보고 배운 것이라고는 오로지 늑대들의 시늉과 생태뿐이었다. 「모글리」가 놀고 있는 것을 보면 그건 짐승이지 사람은 아니다.
실제로 인도의「정글」속에서「늑대소년」이 나타나 세상이 떠들썩한 일도 있었다. 1954년5월 인도의 북부「어타·프라데쉬」주의 수도인「루크나우」에서「라무」라는 늑대소년이 발견되었다. 날고기를 먹고, 접시를 핥고, 말도『컹컹』거리는 늑대소리밖에 모르고…. 사람들은 그를 14년 동안이나 병원에 입원시켜, 인간의 세계로 받아들이려 했지만 1968년4월19일 끝내 숨지고 말았다.
「루소」의 교육소설『에밀』을 보면 인간은 원래 착한 품성을 갖고 있다. 그 어질고 티없던 인간이 점차 커가면서 나쁜 풍습과 관례에 물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을 식물에 비유하면서 성인들이 풍상의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착하고 친절하며 민주적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고 말했다.
교육학에는「행동수정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가령「러시아」생리학자「파블로프」는 그 고전적인 이론을 제시한 사람이다. 그의 유명한「조건반사설」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조건을 반복해서 제시함으로써 종래의「불적응적 행동」도 적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교육 학이론 중에는『주장적 반응』이라는 것도 있다. 이것은 행동수정의 한 방법이다.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주장을 끊임없이 내세우도록 하여 유도하면 그의 성격은 모든 행동에 있어서 상당히 적극성을 띨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 반대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럴 경우의 사람은 순종적이고 맹목적일 것이다.
요즘 북한사회에서는 이른바「어린이 보육 교양법」을 만들어 모든 어린이를 유아 때부터 그들의 탁아소에서 격리·양육시킨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인간을 그 사회의 체제에 맞는「충실한 부품」으로 만들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들은 늑대의 소굴에서 자란 인간은「늑대인간」이 되는 것에 착안한 것 같다. 한 인간이 혈육의 따뜻함을 본능적으로 느끼기에 앞서 그 차가운 체제를 먼저 알아야 하는 비극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이것은 독일의「히틀러」체제에서도 없던 일이다. 덕성과 정을 거부하는 인간의 사회는 바로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 실로 그들은 무엇을 위해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야하는지 조차도 생각지 않는 것 같다. 이념도 그 아무 것도 없는 사회가 바로 북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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