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플레 재연을 막아야|국제 결제은행 연차 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BIS(국제결제은행)은 지난 14일「스위스」의「바젤」에서 연차 총회를 열고 76년 연차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제결제은행은 중앙은행간의 협력과 원활한 결제를 위하여 1930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현재 미·영·서독·일본 등 30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매년 한 번씩 열리는 연차 총회에서 채택되는 연차 보고서는 국제경제의 현황과 앞으로의 향방을 파악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76년 연차 보고서를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주>
30년대 대공황이래 가장 심각했던 세계적 불황은 이제 끝나고 세계경기는 점차 교과서대로 회복되고 있다.
미국·서독·「프랑스」등의 국민총생산(GNP)은 불황 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또「인플레」도 확연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76년 봄의 물가동향은「스위스」가 1년 전에 비해 2.5%상승에 머물렀고 미·서독이 5∼6%. 기타 제국은 8∼11% 선이다.
통상과 국제수지의 분야도 차차 석유파동의「쇼크」에서 벗어나고 있다.
2차대전 후 처음으로 실질「베이스」에서「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세계무역은 75년 가을부터 착실히 늘어나고 있고 국제수지의 심한 불균형도 점진적으로 시정되는 추세에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제국의 75년 경상수지흑자는 74년보다 반감되고 비산유 개발도상국의 무역적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회복과정에서 문제점도 많이 나오고 있다. 즉 설비투자의 저조·여전히 높은 실업율·「인플레」요인의 잠재 등이 그것이다.
식료품을 비롯한 소비자물가도 지나치게 높다.
임금 상승율은 둔화됐지만 생산성 향상율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생길 각국간의 경제격차의 심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의 세계적 대 불황은 석유가 폭등이라는 외적「쇼크」에 의한 것만은 결코 아니었다. 60년대로부터 70년대에 걸쳐 각국의 소득분배와 성장의「패턴」이 구조적으로 변화한데서 온 요인이 크다. 즉 자본 수익율의 저하, 국민소득계정상의 임금비율의 상승, 기업의 설비투자 감퇴, GNP에 있어서 정부지출비중의 증가, 생산능력의 저하에 의한 실질 성장율의 둔화 등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각국은 재정·금융 면의 경기자극 책을 썼고 이것이 세계적「인플레」, 장·단기금융시장의 혼란과 고율의 실업을 수반하는 대 불황을 초래했던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상황은 현재도 마찬가지다.
한편 국제 통화제도는「브레튼우즈」체제가 붕괴하여 변동환율제가 되고 각국은 보다 유연한 정책을 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각국의 정책선택은 제각기 달랐는데 미·서독·일본·「스위스」가 현명한 정책운영을 했고 영국과「이탈리아」는 반대였다. 선진제국의 정책운영의 효과에 따라「스위스」·「프랑스」, 미「달러」등이 강세를 보인 대신 영「파운드」, 「이탈리아」「리라」는 폭락했다.
세계경기회복 과점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각국의 금융정책인데 재정적자의 축소와 세출의 삭감이 소망스럽다. 통화를 늘리면「인플레」의 재연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또 생산능력의 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기업수익의 제고엔 소득정책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국제통화제도는 확실한 질서를 결여하고 있으며 각국의 금 준비는 여전히 높다. 각국의 정책담당자는「인플레」없는 균형된 성장정책을 취할 책임이 있다. 현재의 순조로운 경기회복이 계속돼도 세계경기의 안정화는 필요하다. 이것은 경기안정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경기가 회복되는 지금이야말로 국제적인 협조가 더욱 긴요한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안정화의 중책은 미국과 서독이 가장 많이 져야하며 이들 두 나라의 안정 정책없이는 세계적「인플레」의 진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환율을 중앙은행의 개입만으로 안정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각국은「인플레」억제책과 국내유동성의 축소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미「달러」와 서독「마르크」의 안정은 국제통화질서의 확립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양국은 금리정책 등에서의 공동보조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