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있는 지방도시 육성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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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속담과 같이 서울의 과밀인구집중은 오랜 시일에 걸쳐 많은 요인이 복합 상승된 결과이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한 현상에 대한 처방은 결코 단순하게 단기적인 몇 가지로 집약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대책을 강요한다면 첫째 서울을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의 중심지로 삼을 것이 아니라 충남 대덕의 연구도시조성을 그 실례로 삼아 도시와 지역의 기능적 분화를 기하여 각 분야의 중심지로서 중소도시, 즉 한국의「파리」(미술), 한국의「케임브리지」(고등교육), 한국의「빈」(음악), 한국의「런던」(금융), 한국의「할리우드」(영화), 한국의「워싱턴」(정치)등을 특성 있게 육성하여야겠다.
이러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중앙집권적 경향에서 기능적인 권한이양과 지방자치의 확대가 전제되어야 하겠다. 둘째 5개년 경제개발계획과 장기국토개발계획을 위시하여 모든 정부의 장·단기 중요정책을 서울의 인구분산과 지역적인 인구의 균형분포라는 관점에서 여과시켜 그 효과가 재평가되어야겠다.
아마도 과밀에서 오는 체증과 공해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 투자사업분석이 이때까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셋째로 국민생활의 질을 지역간으로 평준화하여야겠다. 국민생활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국민의 사회적 관심영역으로 중요한 고용기회와 교육기회의 평준화는 물론 생활환경의 조성에 있어서도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여의도·영동·잠실 등과 같은 개발지구가 설정되고 투자가 뒤따라야겠다. 어떠한 인구 분산 책도 반드시 장기적인 포석이 되어야 함을 부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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