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르노·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세계의 문학사를 통해 「포르노」 문학으로 최고의 부귀를 누린 작가는 「이탈리아」의「에네아·피쿨로미니」였다.
그는 「시에나」대학의 재학생 때 「포르노」시를 써서 당시의 독일 황제의 총애를 받아 외교관이 되었다. 그 다음에도 그는 수 없는 「포르노」작품들을 발표해 나갔다. 그의 대표작은 1444년에 「아에네아스·실비우스」란 필명으로 쓴 중편소설 「유리아리스」와 「루크레치아」의 사랑』이다. 이것은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팔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무슨 까닭에선지 2년 후에 교회에 들어갔으며, 14년 후에는 추기경이 되고, 다시 2년 후에는 교황 「비오」2세가 되었다.
오늘의 「포르노」 작가들도 수지가 매우 잘 맞는다는 데는 일치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소설가는 「해럴드·로빈스」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소설 12권은 모두 「포르노」에 가까운 것으로 2억원의 수입을 안겨 주었다. 『나는 점잖을 빼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지 않는 대중작가다. 그러나 「찰즈·디킨즈」도 한 때는 통속 작가 대접을 받았지 않은가.
이렇게 큰소리칠 정도로 「포르노」는 오늘날 온 세계에서 범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지 「호텔」에 가는 「택시」 속에서 「포르노·테이프」를 돌려준다. 일부 「호텔」이나 요정에서는 음란 영화가 여흥 「코스」에 들어 있다.
놀라운 것은 고급 「아파트」단지 부인들이며, 고교 학생들에까지 음란물들이 침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음란이나 외설의 기준은 물론 시대나 사회를 따라 달라진다. 「플로베르」의 일기마저 「포르노」라 하여 출판사가 고소 당한 일이 20세기초에는 있었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일본에서도 몇 해 전까지는 「포르노」 소설이라 하여 판매금지 했었다. 「프랑스」에서도 「지스카르-데스텡」정권 이전과 이후와는 크게 달라졌다. 지금은 일류 영화관에서도 「포르노」영화가 마음대로 상영되고 있다 한다.
영화 『에마누엘』은 「프랑스」에서만 7백만「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그만큼 관객의 인기도 대단하다. 그러나 그럴수록에 「포르노」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는 것이다. 「포르노」가 국민 도의에 미치는 해독을 염려해서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혹은 「프랑스」나 「덴마크」와 같아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가 지켜야 할 윤리가 있고 성의 기준이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다음에 유한 부인이 잠옷 바람으로 음란물들을 애완하는 광경은 아무래도 우리에겐 불쾌감을 먼저 안겨 준다.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리고 「포르노」가 이 잘못을 더욱 부채질할 것도 틀림이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