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품성 계발하면 누구나 창조주-송월주<서울 개운사 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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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돌아오는 음력 4월 초파일(5월6일)은 부처님이 오신날이다.
이날은 고해속에 있는 중생들에게 무한의 생명력과 무한의 지혜와 광명이 전하여진 날이며 중생은 누구나 자기 자성을 계발하면 창조주로서 절대의 자유와 평화와 평등을 누릴 수 있다는 진리가 밝혀진 날이기도 하다. 위대한 인간선언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자성을 밝혀 최고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게 되었고, 불멸의 세계에 참여하는 영광과 희열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며 인간이 인간 스스로의 삶을 창조해 나가는 자각을 갖게 된 것이다.
한편 이날은 세계인류에게 자신과 희망과 이상을 갖게 하여 어떠한 고난과 절망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삶의 힘과 용기와 지혜의 추진력이 주어진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같은 뜻깊은 부처님 오신날을 인류사회와 국가민족에 강한 용기와 인내와 희망을 주는 최대의 봉사일이 되게 함으로써 불은에 보답하여야하겠다.
지금 우리는 서구의 이기적정신문화와 물질중심의 풍조 때문에 역사의 전통성을 잃고 정신적 주체가 흔들리고 있는 위험을 겪고있다.
물질에 집착된 인간의 지혜능력은 이롭게 사용되어야할 과학의 이기가 흉기화되고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 밖에 없는 이 지구는 살인적인 갖가지 공해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국가와 국가사이는 평화의 허울을 쓰고 사상적 대립과 이해관계로 신의와 질서를 잃고 있다.
우리 인류가 이같은 위험에서 하루속히 벗어나는 길은 인간이 가야할 인간의 정도를 찾는 길뿐이다.
인간의 예지와 무한성을 밝히고 누구를 막론하고 대각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성을 혁명한 부처님의 가르침이야말로 오늘의 인간이 다시 찾아야할 정도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민족분열의 한을 안은채 통일의 염원을 가슴마다 품고 있으나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국제정세, 북한의 호전성 때문에 앞날이 아직도 불투명하기만 하다.
이러한 역사적 시점에 선 우리는 부처님의 지혜와 용기와 인격성이 각자의 심성에서 승화되어 조국을 위하는 실천적 행동으로 옮겨야할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 오신날을 맞는 큰 의의겠고 불은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불교는 나라가 누난에 처해있을 때마다 국민과 함께 구국에 앞장섰던 전통을 갖고 있다.
이제 우리 불교도는 현재의 어려움을 자각하고 이 민족이 가야할 방향을 선도해야할 중대한 사명감을 다시 한번 자각해야 한다.
무한한 생명력과 대자비심인 불성을 누구나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완성된 절대 인격자는 결코 아닌 것이다.
소유한 불성이 밖으로 노출되어 행동으로 옮겨질 때 완성된 인격인, 즉 불타요 보살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모두가 다시 경건히 생각할 일은 그 분이 서원하신 무변의 중생제도를 달성함에 있어 모두가 갖고있는 대자대비한 무량심과 지혜력을 발휘하고 행위화 함으로써 인류를 위한 끝없는 은혜와 영광이 고루 퍼지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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