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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생각해야할 일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록의 계절 5월은 어느 의미에선 1년 가운데서도 가장 싱싱하고 생기 있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사계가 분명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절후를 상기할 때, 신록이 무르익어 만물이 생동 성장하는 계절인 초하, 5월의 싱그러움은 사철중에서도 가장 생기 있는 달임에 틀림없다.
이 5월에 우리는 어린이날(5일)과 「부처님 오신날」(6일) 그리고 「성년의 날」(7일), 「어버이 날」(8일)을 정해 거의 한달동안 젊음과 청소년들과 하해같은 어버이와 대자연의 은혜를 상기하는 달로 삼고있다.
이달은 또 봄국전이 열리는 것 말고도 각 대학의 푸짐한 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잇달아 10월의 「문화의 달」못잖은 문화의 성전을 펼치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이달은 계절적으로만 친근하고 싱그러운 느낌을 줄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가정과 문화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게 하는 달이기도 하겠다.
자연이 그 자체의 섭리로써 모든 생명들을 어루만지고 키우듯이, 자연가운데 사는 인간들이 그 본질적인 삶의 터전인 가정과 문화를 사랑하고 이들의 발전을 구가하는 행사를 갖는 것은 그 사회의 발전을 위해 의미있는 일이다.
무릇 대지에 뿌리박은 삶을 통해 사랑과 믿음을 나누며, 하찮은 세상사를 함께 체험하는 가운데 희노애락을 같이해온 인간가족의 연대는 원시이래 인류의 기본적인 생활의 양식이라 할수 있다. 바로 이점에서도 우리는 자연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는 이달에 대자연과 뭇 이웃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화합과 공존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슬기로운 삶의 지혜라고도 할 것이다.
바로 내 가정의 편안을 위해서도 인류전체의 평화가 불가결한 것이라고 깨닫는 사람만이 인간다운 삶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며, 그들만이 인간을 위협하는 오늘의 세계적 문제들의 도전에 대해서도 참다운 대응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 8일의 세계적십자의 날은 세계평화에 대한 연례적 행사이겠지만, 오는31일부터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열릴 예정인 『인간주거에 관한 「유엔」회의』와의 관련 때문에 특히 주목할만 하다. 인류의 미래와 지구의 「딜레머」에 대처하는 인간노력에 관한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겠기 때문이다.
식량부족, 인구증가, 공해, 건강, 빈곤과 문맹 등 인류가 당면한 심각한 지구문명의 고뇌들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면 인류문명의 진통이 결코 우리하고 무관한 일이라 외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히 도시문제나 농촌문제에, 또 환경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간주거」에 관련하여 사태를 바라보면 인간을 위해 이 지구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그것은 지구문명이 당면한 난제일뿐더러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추구하는 보다 나은 인간적인 삶,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목표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그렇건만 우리의 삶의 시야는 너무도 좁고 가까운 곳에만 머무르기 일쑤이며, 하루하루의 생존에 쫓겨 눈앞의 현상에 현혹되는 나머지 삶의 본질과 미래적인 이상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관심하게 지내오고 있는 것이다.
실상「가정」과 「인간주거」의 본질을 꿰뚫고 나타나는 것은 인류문명의 발전, 인간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 인간적인 삶의 확보라는 역사적 과제일 것이다.
아름다운 계절 5월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내 가족과 인간이웃들의 행복과 화해를 도모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류적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성원을 보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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