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론<극동문제연구소 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한지역에 「화차정부」가 들어와서 적화된지도 어언 30년을 헤아린다. 30년이라는 기간은 단순히 역사적 서술의 대상일 뿐 아니라 사회의 변동과정에 대한 일반원리를 추출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
더구나 본서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북한연구를 전공하는 젊은 정치학도들이나 교육기관에서 이 방면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들에게 참고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요구를 만족시켜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발간된 부피 큰 자료집이나 정태적 현황 소개 또는 종단적 역사기술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북한연구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성과만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마르크스」나 그를 추종하는 공산주의 이론가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운동법칙을 규명하려고 한 것처럼 우리도 사회주의 사회의 운동법칙과 그 결말을 규명하는데 쏠리고 있다.
물론 이런 큰 문제는 말하자면 세계적인 문제요, 그리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북한사회를 강점하고 있는 공산집단에 대해서 만이라도 변동의 궤적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변동가능성에 대한 투시력을 갖추기 위해서 법칙화의 필요성은 절실한 과제였다고 해야할 것이다. 본서는 제한된 자료를 가지고 이런 면으로 연구노력을 기울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장차 북한연구에 있어서 하나의 지침이 되어 주리라는 기대에서 화사첨족이 될지 모르나 몇 마디 부언 한다면 자료를 시급히 최신의 것으로 대체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제5차 당 대회에서 통과된 당 규약을 부록으로 첨가해 놓고도 본문에서는 구 규약을 인용하여 현황서술을 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띈다. 그리고 43년에 해체된 「코민테른」이 48년까지 존속했던 것으로 착각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코민테른」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한다. 이 방면의 연구와 교육에서 본서가 담당할 역할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지적해 보았다.
황성모<사회학·동서문제연구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