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세민 취로…그 애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시가 영세민의 생계를 돕기위해 74년말부터 벌여온 새마을노임취득사업이 시행 2년만인 오는6월말로 전면 중단된다.
취로사업중단소식이 전해진 시내 각사업장에는 대부분의 취로영세민들이 일손을 놓고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새마을 노임소득사업현장은 바로 도시영세민들의 애환의 현장.
18세이상 60세이하로 남자는 1천원, 여자는 7백원의 노임을 받기위해 하루 8시간의 흙을 파고 나르는 작업을한다.
새마을노임소득사업장의 하루는 상오9시 새마을노래의 합창으로부터 시작된다. 취로자들은 각자갖고있던 새마을취로증을 거두어 십장에게 제출한다. 십장은 취로자 50명에 1명꼴로 작업을 지휘 감독한다.
취로자들이 하는작업 내용도 가지가지. 곡괭이로 언땅의 껍질을 깨Em리거나 삽으로 흙을 파는것은 주로 남자들이 맡는다. 그러나 캐낸 흙이나 돌을 나르는것은 부녀자들의 일. 때로는 장화를신고 개울바닥에 들어가 모래를 파내기도 한다. 월능교하류 중랑천 정비사업장에는 부녀자들이 10kg내외의 돌을들고 45도경사진 비탈을 오르내리는 위험한 작업을 하고있었다.
정오 점심식사시간이면 취로자들은 구청측에서 메워준 물로 도시락을 먹는다. 개중에는 집이 가까운경우 집에서 식사를 하고오지만 대부분은 찬날씨에도 작업현장에서 삼삼오오 둘러앉아 식사를하게 마련. 그래도 점심시간이 취로자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일 수밖에 없다.
망원동에서 나온 한청년은 취직자리가 떨어져 나와보니 할만하다고 했으나 59세의 윤일태씨(마포구성산동54)는 일하고 들어가서는 몹시 고단함을 느낀다고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나마 일을 계속할수 있었으면 좋겠다고했다. 현재 각구청에서는 영세민을 3등급으로 나눠 20일, 10일, 5일씩 일을 시키는데 한취로자는 계속 일을 하기위해 통장이나 동직원에게 담뱃값이라도 집어주는일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영세민 구호사업이라는 성격때문이겠지만 사업현장의 장비나 인력관리도역시 영세적이다.
불광천 개수공사의 경우 4만여평의 땅을 개울로 파내는 작업에 동원된 「도저」는 단2대.
그밖의 장비라고는 「리어카」뿐. 십장·한사람은 새「리어카」라도 3일만에 「펑크」나거나 쇠의 연결부분이 떨어지기 일쑤여서 현장에 수리「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종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