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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저|성숙 인격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세태를 반영해서인지 주위에 비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바꾸어 수량화하고 부질없는 욕망을 억제할 줄 모르는 동시에 이성과 양심은 결핍되고 무의미한 것을 공연히 떠들어대고 혹은 강박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유행병 같이 번져가면서도 당사자들은 이를 당연시하고 의심조차 안 한다.
정신 분석학이 우리 나라에 도입된 후 이른바 「노이로제」 불안 우울증 등의 이상적 성격은 알려져 있지만 어떤 것이 건전하고 완숙한 인격이냐는 정의는 아직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상적 한국인상 청년상 여인상 등이 모색되는 연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율곡 퇴계 등 조선왕조의 철인뿐만 아니라 이순신 이상재 등 대표적 한국인의 성격을 이론적으로 다년간 탐구해온 저자는 동서고금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요소로 다음 몇 가지를 들고있다.
확 트인 마음으로 모든 경험을 받아들이고 인간으로서 통일된 조화성을 가진 민주적 성격구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람은 자기 모습이나 문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할 문제에 몰두하기 때문에 마음의 불안도 없고 열중하는 일은 자기가 해야 할 책임이나 의무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잡념도 없고 흥분함도 없이 담담한 심경으로 반응하고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무에서 출발하는 불교의 이치를 유에서 발단하는 서구인들이 잘 이해할 도리가 없지만 저자는 불교의 선견성의 심경과 유교의 경의 이념이 한국적인 이상상인 것 같다고 한다.
자기라는 존재를 뚜렷하게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독특한 자신을 실현시키는 사람, 즉 자기 성취욕이 강한 사람이라야 한다는 결론은 현대인의 그릇된 가치관에 하나의 별종을 울릴 수 있는 뒷받침이 되리라고 믿어마지 않는다. 저자는 심리학자·고대교수.
윤태림 <교육학·경남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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