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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구 집중 문제」 세미나 중계 (하)|실업자 39%가 서울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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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시 인구 집중에 영향을 미치는 의식 구조 요인」 (임희섭 고려대 교수)=서울로 인구가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문학 등의 모든 기회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된 원인 밖에도 갖가지 의식 구조가 서울 인구 집중에 직접·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60넌대 한국 농촌에서 일어난 「기대 상승의 혁명」을 들 수 있다. 이농향도의 이민이 「구직」·「자녀 교육」등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든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는 기대가 서울의 인구 집중을 촉진했다.
60년대 후반에 이르러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바뀌면서 농업이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하다는 전통적인 농업관이 무너지고 대신 공무원·교육자·회사원·기술자가 크게 환영받게 된 것도 이농을 촉진시킨 큰 원인이었다.
전통 사회에서부터 내려오고 있는 관료주의와 노동 천시 사상도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해방과 더불어 관직에의 기회가 넓어져 농민들은 자식을 서울로 보내 공부시키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라고 믿는 것이다.
다음은 서울의 「매력」.
서울은 이질성·개방성·익명성 등으로 농촌 주민 특히 청소년들에게 3중 4중의 매력을 갖게 하는 「꿈의 도시」가 되어 있다. 농촌의 청소년들은 서울로 가면 주위 사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 분방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린다.
도시의 소비 풍조가 농촌 청소년을 서울로 유인한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가치관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는 한 낮은 보상 밖에 돌아오지 않는 농촌의 육체 노동보다 화려한 소비 생활을 동경하게 마련이다.
재능 있고 똑똑한 사람은 당연히 서울에 가서 출세해야 한다는 그릇된 개인주의·가치관이 농촌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향토 공동체를 버리고 서울로 가게 만든다. 오늘날 한국 농촌에는 「상록수」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 밖에 한사람이 서울로 이주, 정착하면 가족과 친척을 불러 올려 연쇄 이민을 시키는 가족주의 가치관도 서울 인구 집중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인구 집중과 보건·사회 개발」 (최천송·사회 보장 심의위 연구 위원)=74년 말 서울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살고 있으면서 면허 의사는 전국대비 43·5%, 병원 병상 수는 48·5%나 집중돼 있다. 이것을 의사 1인당 인구별로 보면 1천41명으로 서울·부산을 제외한 전도의 3천4백8명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병상1개의 인구수도 서울은 7백45명인데 비해 전도는 3천2백28명이나 되는 심한 차이를 나타냈다. 의사와 병원 시설의 서울 집중은 의사와 협업 관계에 있는 의료 보조인 및 관계 산업의 서울 집중에 4∼5배 이상의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 동안 서울의 사회 보장 제도는 생계 및 의료 보험이 중심을 이루고 그밖에 노임 살포 사업이 있으나 이러한 대책은 역 작용도해 실업자의 서울 집중률은 39·4%나 되고 있다.
사회 개발 부문에서 74년도 복지 시설 투자의 서울 집중률은 20·3%, 「아파트」 집중률은 80·9% (71년), 전화 집중률은 41·5%. 자동차 집중률은 46·6%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집중률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민의 생활 편익은 충분치 않은데 문제가 있다.
인구의 도시 집중에서 생기는 문제를 방제하는 임무가 사회 개발 정책의 중요 부분이 되면서도 도시 사회 개발 정책 추진은 또다시 인구의 도시 집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 개발을 위한 모든 시책에 앞서 도시와 농촌간의 생활 격차를 줄이는데 이바지하는 사회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사회 보장 제도를 적극 도입, 생활의 균점을 빠르게 하는 소득의 재분배 기능을 제도화 해야한다.
둘째, 보건·의료 및 사회 복지 시설의 전국적 형평을 유지하는 시설 분포의 확산이 필요하다.
세째, 농촌의 소득 증대와 생활 향상을 꾀해 그들의 이농 경향을 줄여야한다.
네째는 농촌 주민의 도시 시설 이용에 드는 자금이 단시일 안에 적어도 농촌 동종 시설의 확충을 위해 환류 되도록 모든 시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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