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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를 휩쓰는 통화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공식적 발표나 국가적 체면손상도 아랑곳없이 「파운드」화는 5%의 평가절하를 한 효과를 얻게 되어 지난 10일 1「파운드」가 1·93「달러」의 시세로 하락했다.
72년6월 변동환율제의 채택 전까지 「파운드」화 시세의 하락을 막기 위한 온갖 공식적 시도와 이번의 시장기능에 맡겨진 평가절하 기능간의 주요 차이점은 변동환율제가 훨씬 효과적이란 점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수일간 「파운드」화의 시세하락을 안정화하려고 개입했지만 조절기금을 지불준비금에서 약5억「달러」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72년 6월의 「파운드」화 위기 때에는 6월 어느 하루에만도 20억「달러」를 지출해야만 했었다.
그렇긴 해도 이번의 최악의 「파운드」화 평가절하는 놀라운 일이다. 영국제품의 가격이 주요 국제경쟁국들의 제품가격보다 훨씬 빨리 오르지만 지난해의 교환비율 10%의 하락은 적어도 76년 6월까지 수출경쟁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리고 한 달에 기껏해야 0·75%정도만의 온건한 조정으로도 수출산업은 충분히 유지될 전망이었다.
최근의 「스터링」위기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에 따른 합리적인 반응은 아니다. 그것은 지난주 「목요일 시퍼런 대낮」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파운드」화는 3개월 동안 확실히 안정된 상태에 있었다,
오히려 비상한 관심은 「리라」나 「프랑」에 집중되었고 「파운드」화는 구호기금의 몫을 담당해 왔다. 수년래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은 2월에 비축준비금으로 「달러」를 매입했었는데 이것은 영국 재무성이 수출흑자를 확보하기 위한 염려와 「파운드」화를 평가절하 하기 위한 조치였다.
「파운드」화 시세가 악화된 직접요인은 외환시장이 해외로부터 대규모의 「파운드」화 거래신청을 받고 나서부터였다.
영국 중앙은행은 그것을 시장조절기능에 맡김으로써 환전상들의 오해를 사게됐다. 즉 환전상들은 영국 중앙은행이 「나이제리아」와 같은 외국 중앙은행으로부터의 통고에 따라「파운드」화를 방매하든가 정부의 교묘한 외환정책에 따라 「파운드」화의 시세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 것이었다.
한편 「프랑스」의 「프랑」화와 「이탈리아」의 「리라」화는 투기성 위기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다시 혼란 속에 말려들었다.
「프랑스」와 서독의 중앙은행은 막대한 돈을 들여 「프랑」화를 「유럽」의 「스네이크」통화체제 안에 유지하려고 했지만 이 시도는 실패했다. 「프랑스」가 「스네이크」체제에 다시 들어온 지난해 7월이래 「프랑스」의 소비자 가격은 서독의 4%에 비해 9·5%나 올랐다. 「프랑스」의 「인플레」를 서독뿐만이 아니라 다른 광범한 지역과 비교해 본다하더라도 「프랑」화가 과대평가 되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영 이코너미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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