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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운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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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자본주의는 살아 남을 것인가! 이런 주제로 「타임」지가 지난해에 특집호를 낸 적이 있다.
자본주의는 미국의 오늘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 미국도 올해로 건국 2백년. 고전 자본주의의 성화라 할 「애덤·스미드」의 『국부론』도 간행된지 오늘로 꼭 2백년이 된다. 그러나 미국이나 자본주의나 엄청난 전환점에 이른 것 같다.
세계의 어디서나 지금 자본주의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토인비」도 그래서 『사면초가의 상태』라고 평한 적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중에서도 자유 경제를 편드는 사람은 드물다. 그 드문 한 사람인 「프리드먼」까지도 『자유 경제란 이제 역사의 한 막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내다보기까지 했다.
그런가하면, 오히려 사회주의 경제학자인 「해링턴」은 『자본주의란 그리 만만하게 넘어가진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여기에 오늘의 자본주의의 「아이러니」가 있다고 할까.
「애덤·스미드」. 1723년 「스코틀랜드」 태생의 유복자. 아내 없고 자식 없고 형제 없이 일생을 고독 속에서 살다 1790년에 죽다. 죽기 전까지 그는 「스코틀랜드」 세관 위원으로 있었다.
조금도 화려하지 않은 생애였지만, 그의 명저 『제 국민의 부의 본질과 원천에 대한 한 연구』는 당장에 온 세상을 풍미했다.
「러시아」에서만도 6백만부나 팔렸다.
그로부터 꼭 2백년. 이제는 아무리 자유 방임해도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조화되어 나갈 것이라 했던 「스미드」의 낙관주의를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물론 『국부론』에 대한 도전이 없던 것은 아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나온 것은 그후 1백년. 그래도 이때에는 『국부론』이 충분히 버릴 수 있었다. 자본주의가 첫 시련을 극복, 살아 남은 것이다.
두번째 도전은 불황과 실업, 「인플레」로 세계경제가 결딴 난 것처럼 보이던 30년대. 이때 「케인즈」의 『일반 이론』이 나왔다.
이때에도 자본주의는 용케 살아 남았다. 그러나 그런지 40년 후의 오늘, 자본주의는 또다시 가장 큰 도전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미래의 충격』으로 유명한 「앨빈·토플러」는 최신저 『에코·스파즘 보고』에서 초산업 사회가 기다리고 있는 오늘의 엄청난 위기를 강조한다.
그에 의하면, 사회가 총력으로 싸우지 않으면 죽느냐 사느냐하는 오늘의 위기를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경제 하나만으로는 인류가 위기를 뛰어넘어 전진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이다. 「스미드」도 『국부론』을 쓴 다음엔 도덕과 법 문제에 연구의 초점을 옮겨나갔다. 경제 하나만으로는 자본주의가 살아 남지 못할 것이라고 그도 예측했었던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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