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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랑스런 한국의 자손"|곳곳에 활기찬 조국의 모습|발전상 모두가 상상밖의 일|이젠 방향감각을 되찾았다|두 아들 고국에 유학시킬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 구정때 조총련계 재일동포 모국방문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손대개씨(52·상업·본적경남거창·현주소 일본 산형현장정시신정1042)는 고국방문의 인상과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다음은 편지의 일부다. <편집자주>
저는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수십년을 생활하여 왔읍니다. 한사람 아는 사람 없이 나의 손발만이 생명을 유지해주는 이국에서 살아왔읍니다. 일본땅에 사는 많은 동포가 형제같은 친근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6·25동란전후해서 애석하게도 분열이 생겨 방향감각을 잃은 삶을 살아왔읍니다.
이러한 비정한 사태가 재일동포에 많은 불행을 안겨줬읍니다.
조총련측은 왜곡되게 고향의 모습을 선전했지만 우리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름다운 고향의 산야와 부모·형제·친구들의 소식, 그리고 조국의 발전상을 직접 보고싶은 마음이 항상 가슴에 새겨져있었읍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조선국적을 갖고 있으므로 아무리 원망하더라도 고향에 갈수가 없는게 한이었읍니다.
타민족이 자유로 왕래하고있는 우리조국에 왜갈수없는가? 그러다가 조국방문의 길이 뜻밖에 열린것입니다.
저는 조총련측의 방해가 있었지만 드디어 방문신청을 하기로 결심했읍니다. 저는 그래서 눈으로 직접 조국을 보고 부모·형제를 상봉하여 누구에게 속을것 없이 여러각도에서 확신을 가져보자는 것이 방문의 의드였읍니다.
1윌25일 서울김포공항에 내려 환영나온 가족들의 얼굴, 산뜻한 의복과 높이 솟은 건물, 그리고 길거리를 분주히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등 모두가 반가왔읍니다.
활기가 솟는 듯한 모습은 농촌이나 도시에나 하나도 다름이 없게 보였읍니다. 그리고 각공장을 견학하면서 느낀것은 우리조국이 단기간에 어떻게 거대한 생산공장을 스스로의 손으로 발전시켜왔는가하는 감탄이었으며 스스로 이 조국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앞길에 자신감을 느꼈읍니다.
자유롭고 모든 생산이 자신감속에서 이루어지는 각분야의 젊은 청년들의 모습은 감명깊은 것이었읍니다.
그들의 신념, 참으로 일본에서는 볼수 없는 것이었읍니다. 어떻게 그리 표정이 밝은지. 각자가 자신있게 우리 한국을 선진국가로 성장시킨다는 힘찬 의욕을 들을때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저희들이 부끄럽고 많은 반성을 했읍니다. 모든것이 저의 상상과는 별천지였읍니다. 또 시골마을도 우리가 자라날때의 생활양식과 다른 모습이었읍니다.
시골사람들의 애향심과 조국에 대한 충성심을 보니 제가 무슨 사상속에서 살아왔는가에 대한 자책을 금할길 없었읍니다.
이국에서 오해속에 세월을 보내던 제가 조국의 씩씩하고 밝은 표정을 눈으로 확인한 감상은 참으로 우리조국이 안전하고 앞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나라라는 느낌이었읍니다.
앞으로 저는 대한민국에 충성심을 발휘하면서 우리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노력, 활동할 것을 맹세하였읍니다. 그리고 저의 아이들 둘이 일본대학에 통학하고 있으나 꼭앞으로 위대한 우리한국에 유학을 시켜 민족심을 양성하여 조국에 이바지 하도록 노력할 결심입니다. 중앙일보를 통해 조국동포에게 다시 한번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조국방문단의 한사람으로
손대개
1976년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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