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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라」TV시대의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칼라· 텔리비젼」교육방송이 3월부터 본격적인 시험「프로그램」방송을 시작하리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74년이래 시설확보와 「프로」제작을 추진해온 끝에 마침내 국민학교학생들을 위한 전파를 발사함으로써 한국에도 본격적인 교육TV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것은 물론 정규방송이 곧 시작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난 연말에 실시했던 「칼라」화면의 영상효과 「테스트」를 위한 제1차 시험에 이어 TV를 본격적으로 교육목적에 사용하는 가능성이 이로써 현실화한 셈이다.
3월부터 시작될 제2차 시험방송은 중부지역의 15개 국민학교를 대상으로 3, 4, 5학년의 전과과정을 하루 2, 3시간씩 방송하는 매우 한정된 규모지만, 그것만으로써도 한국의 교육사상 획기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시청각 교육기재 중에도 가장 첨단적 「미디어」라 할 수 있는「텔리비젼」이 특히 「칼라」효과를 곁들여 교육현장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때문이다.
「칼라」TV에 의한 교육방송의 출현은 어떤 의미에선 한국에서의 본격적 「칼라」TV 문화의 개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며, 이는 동시에 교육당국자는 물론 일반국민들에게 전파매체의 교육적 효용에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라고도 할 것이다.
물론, 교육 TV방송이 시작되면서 제기될 여러 문제들의 해결이 그다지 간단할 수만은 없다는 것도 처음부터 충분히 고려에 넣어두어야 할 국면이다. 우선, 현재의 상황에서도 빈약한 교육재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이 나라 일선교육기관에 적정한 수의 수상기를 어떻게 공급하며 어떻게 하면 이 방송을 가장 효과 있게 이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기술적 문제를 가지고 교사들을 재교육하는 문제들이 당장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개발원의 계획으로는 학교용 「칼라」TV수상기 보급을 위해 80년까지 우선 3학급당 1대 꼴로 4만l천여대를 공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상기들을 전국적으로 국민학교 12만여학급 이외에 중·고교의 5만여 교실에 보급하려면 특별한 대책이 요구될 것이다. 또 1개 교실에 20「인치」수상기를 1대만 놓겠다는 계산도 학급인원을 감안하면 뒷좌석학생을 관심밖에 둔 비현실적인 계획이라 하겠다.
올해엔 국민학교 3 ,4, 5학년에 국한되지만, 77년엔 국민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과정까지의 전과정을 포함시키겠다는 당국의 계획을 위해서도 좀더 저렴하고 성능 좋은 국산 「칼라」 TV의 공급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프로그램」제작면에 있어서도 국민교 또는 중등교육만에 그치지 않고, 평생 교육을 위한 일반성인교육용 및 교원재교육용도 아울러 제작함으로써 교육TV방송국의 효용을 최고로 높이는 종합적 방안이 강구돼야겠다. 게다가 통신교재와 「라디오」를 통해 이미 상당한 교육적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존의 한국방송통신대학 및 방송고교교육과정의 운영에도 이 교육TV기능이 참여해야하는 것도 당면과제의 하나일 것이다.
이 방송은 우수하고 모범적인 수업내용을 모든 학생에게 골고루 전달함으로써 지역간·학교간 격차해소에도 유익하며 치밀하게 검토된 학습경험을 줄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운영에 따라서는 교육사상 하나의 혁명적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바로 이같은 효용성 때문에 서구 선진제국에선 물론 후진개발도상국가들 중에서도 「유네스코」의 협조로 많은 선구적인 실험들이 행해져 오늘날 세계적으로 교육TV방송의 운영은 전체 교육체계가운데서도 불가결한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TV가 제아무리 최신의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는 교원방법과 효과적인 교육현장의 지도 및 그것을 이용할 교사들의 훈련 등 방송운용의 세심한 배려와 적극성 있는 추진이 결여된다면 막대한 재정의 낭비를 가져올 위험도 없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 교육「칼라」TV방송의 실시는 필연적으로 공영 또는 상업방송의 「칼라」화도 촉진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고위정책당국자의 「칼라」TV문화 일반에 대한 보다 전향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기대된다는 것도 아울러 지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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