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지질은 9개 기층으로 구성"|엄상호·「리드만」공저 『한국의 지질』서 최초로 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연초부터 석유·「우라늄」·「토툼」등 부존 광물들이 새롭게 확인되는 가운데 우리 나라 지질이 9개의 기층으로 구성돼 있음을 확인하는 지질학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지질조사서가 출간됐다. 국립지질광물연구소의 엄상호 지질조사부장과 영국지질과학연구소의 「앤터니·J·리드만」박사(71년 내한 지난 연말 귀국)가 함께 저술한 이 저서는 『한국의 지질』(영문 사육배판·1백40면·비매품).
각종자원의 매장은 그 지질이 생성된 기층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종류가 변하기 때문에 전국규모의 과학적인 지질분석은 지질학계와 광산관계자들의 숙원이었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본지질학자 「고바야시·메이이찌」씨의 『남한의 지질』(영문판·1953년간)이 유일한 종합적인 지필 조사서였다. 그러나 자료의 빈곤과 지역적인 제한(남한) 그리고 연구 방법도 지금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문제가 많았었다. 그후 61년부터 「지질광물연구소」의 탐사반을 중심으로 국내 각지의 지질을 과학적으로 조사, 수집된 자료가 이 책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
지질조사는 실험실에서보다 현장에서 이뤄져야되기 때문에 1년 평균7,8개월의 야외 생활이 불가피한 고된 작업이다.
암두(바위의 지상노출부분)를 따라 국토를 종횡으로 길도 없고 인적도 없는 곳으로 다녀야하기 때문에 고충은 말할 수 없으나 자료가 하나씩 보완될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고 엄상호씨는 말했다.
특히 같이 행동했던 「리드만」박사(현재는 「예멘」에서 지질조사중)는 영국은 물론 「아프리카」에서 10여년간 경험을 쌓았던 학자다. 따라서 이론 경험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해했다.
9개의 기층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우리 나라의 지질구조는 선「켐브리아」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약 22억년 전부터 5억7천만년 전까지 생성된 것이다. 너무 오래된 기층이기 때문에 화석이 발견되지 않거나 형태를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경기도일원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지방에 분포돼 있다. 철·흑연·골석·「우라늄」등이 이 기층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음은 「켐브리아」기와 「오드비스」기로 생성연대는 5억7천만년부터 4억3천5백만년 전까지. 삼엽충의 화석이 많이 발견되고 분포지역은 삼척과 문경 등 강원·충북지역. 중석광과 석회석이 주로 발견되는 층이다.
세 번째가 3억4천5백만 년부터 2억6천만년 전까지 생성된 석회기. 직물·양치류와 대형유공충의 화석이 발견되고 우리 나라 탄전의 대부분이 이 기층이다.
네 번째 생성된 기층은 상부 삼첩기와 「주라」기. 2억2천5백만 년 전부터 1억3천5백만년 사이에 만들어진 기층으로 분포지역은 충남서해안 일대와 경기 김포지역, 강원도 중부중 일부다. 진화된 양치류의 화석이 발견되고 일반적으로 무연탄의 매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엄씨는 『「주라」기 중반에 일어난 「대보(본래는 지명이나 지각변동의 대표적인 명사가 됐음) 조산운동」은 우리 나라의 지각변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자원의 변동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석유의 경우는 이같은 지각의 큰 변화가 있으면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이런 곳을 피해서 발굴하는 것이 지질학계의 상식이라고 한다.
대보 조산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후에 생긴 것이 백악기로 경상도 지방이 대표적이다. 1억3천5백만년 전부터 6천4백만년 전에 생성된 이 기층은 개화된 식물의 화석이 나타나고 주로 금·은·동이 산출되는 지역이다.
끝으로 신생대기층은 가장 늦게 생긴 것으로 이른바 3기층과 4기층으로 나눈다. 대보 조산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석유의 매장 가능성도 가장 높은 지역이다. 3기층에서는 소형 유공충과 현재와 같은 식물의 화석이 발견된다. 포항과 영일 지방이 이 기층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