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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울산 10연승 '태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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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울산 현대의 K-리그 10연승이 저지됐다. 노도와 같은 울산의 연승 행진을 9에서 세운 팀은 이적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확 뜯어고친 포항 스틸러스였다.

포항은 26일 포항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03 K-리그에서 울산을 2-1로 꺾고 개막전에서 안양에 3-4로 아쉽게 패한 울분을 달랬다. 올시즌 안양과 부산에서 이적한 최윤열과 우성용이 선취골과 결승골을 넣었다.

전반은 포항의 '공중전'이 울산의 '속도전'을 압도하는 양상이었다. 포항의 장신 스트라이커 우성용(1m92cm)은 울산의 중앙수비 김현석(1m76cm)을 압도하며 공중볼을 따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견디다 못한 울산은 측면수비 조세권(1m84cm)을 중앙수비로 옮겼다. 울산은 공격에서 이천수와 최성국의 빠른 발을 앞세웠지만 두 선수는 번번이 오프사이드 함정에 걸려들었다.

포항의 첫 골은 의외로 쉽게 터졌다. 전반 8분 메도가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휘는 코너킥을 날렸다. 수비수 최윤열이 새가 모이를 쪼듯 콕 찍는 헤딩으로 오른쪽 네트를 열었다.

첫 골에 고무된 포항은 계속 밀어붙였다. 13분 오른쪽에서 크게 날아온 패스를 잡은 이길용이 골키퍼와 맞선 기회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1분 뒤에는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코난이 수비 두 명을 제치고 날린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퉁기고 아웃됐다.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긴 울산의 반격이 시작됐다. 23분 박진섭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곱게 올린 크로스를 유상철이 헤딩슛, 볼은 골키퍼 김병지를 손을 스친 뒤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39분에는 오프사이드 함정을 돌파한 최성국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땅볼 슛을 날렸지만 김병지가 이번에는 발로 막아냈다.

후반 15분쯤 두 골이 거푸 터졌다. 울산의 동점골이 먼저였다. 박진섭의 크로스를 김병지가 어설프게 쳐냈고, 울산 선수의 슛이 포항 수비의 발을 맞고 나오자 이천수가 오른발 강슛,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천수의 감사기도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포항 강용이 오른쪽을 뚫고 크로스, 골키퍼까지 통과한 볼을 우성용이 가볍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지난 시즌 득점 2위 우성용은 올시즌 2경기 연속골로 식지 않은 득점포를 과시했다.

울산은 포항 이길용이 후반 40분 퇴장당한 뒤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포항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포항=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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