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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 정당 난립 연정 재구성은 불가피|"안보상 정치위기 좌시 못해"…군부 입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작년 1월 방일 새 민주 헌법에 따라 탄생된 태국 의회는 1년이 채 못되어 해체되어 총선에 의한 새 의회(의석 2백69석)가 구성되게 됐다.
18개 정당의 연립 정부 수상인 「프라모지」는 인지 공산화 이후 더욱 심해진 정치·경제·사회적 불안을 해결하기에는 현 정부가 너무나 무능·약체라는 우익 정객 및 군부의 압력을 받아 그들과 사전 협의한 뒤 의회 해산을 단행한 것이다.「프라모지」수상의 사회 행동당은 의석이 18석밖에 안됐다.「프라모지」수상의 연정은 최근 농민들을 위해 쌀·설탕 값 인상을 강행하려다가 전국 노조 파업에 직면, 집권 10개월에 최악의 시련을 맞았었다.
「프라모지」수상은 노조의 이 조치의 1년 연기 요구를 수락, 노조와 타협하여 곧 개각, 새 연정 태세를 구축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듯했다.
그러나 노조 총파업 계획과 때를 맞춰 야당이 제기한 끈질긴 불신임 투표 요구로 「프라모지」수상은 집권 후 최초로 심각한 정치 위기를 맞았다. 수상의 친형인 「세니·프라모지」가 이끄는 민주당(72석·제1당)내 일부 소장파와 좌파인 태국 사회당·신 세력당·사회통일 전선당 등 야당이 합세, 「인플레」·부정부패·사회불안·외교 실패를 들어 14일 의회에서 「프라모지」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의결, 퇴진시키고 신내각을 수립키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프라모지」수상은 야당인 사회 농민당(19석)을 연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의회 세력을 보강하려했으나 연정 여당(18개 정당) 일부가 이에 반발, 연정을 탈퇴했고 자신의 사회행동당도 양분되고 말았다.
며칠전 한 정부 고위관리는『「프라모지」내각이 민주 정권으로서는 마지막이다. 만일 불신임안을 제지하지 못하면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암시했었다.
「프라모지」수상은 11일 밤 전·현직 군 고위층과 일련의 접촉을 가진지 하루만에 의회를 해산했다. 관측통들은 「프라모지」수상과 군부 지도자간 회담에서 국가 안보상 현 정치 위기를 좌시할 수 없다는 군부의 건의에 좇아 이 이상의 사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회 해산의 길을 택한 것으로 관측했다.
총선거를 다시 치러도 민주 정치 연륜이 얕은 태국에서 42개 정당 난립이라는 현 정치판도에는 별로 변동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정치 「업저버」들은 의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절대당의 실현은 어려울 것이며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연립 체제의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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