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가르쳐 준 농업기술 … 몽골 식탁 바꿨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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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4명의 몽골 농업연수생이 강원도농업기술원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양액재배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강원도농업기술원]

25일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청량리 신현찬씨의 농장. 비닐하우스에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양액재배하는 곳으로 파프리카는 꽃이 막 피고 있었다. 농장을 둘러본 타우가(40)는 “이런 규모의 농장을 처음 봤다”며 “공장 같은 시스템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것이 놀랍고 부러웠다”고 말했다.

 농장을 방문한 타우가 등 4명은 몽골 농업연수생. 튜브도 공무원인 바야르자르칼(36)과 튜브도 보르노군 공무원인 알탄온츠(30·여) 등 2명은 강원도농업기술원 초청으로, 바야르흐(54·여) 등 2명은 자비로 연수를 받고 있다. 17일 춘천에 온 이들은 4월 12일까지 채소 재배 신기술을 비롯해 농산물 가공 관련 기술을 익히게 된다. 이들은 이날 농장 견학 후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철원 인삼약초연구소도 방문했다.

 바야르자르칼 등 공무원은 채소 재배기술을 익히는 것과 함께 강원도, 나아가 한국의 농업정책도 틈틈이 배우고 있다. 몽골의 농업정책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바야르흐는 이번 연수에서 딸기 양액재배에, 타우가는 육묘사업에 관심을 갖고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

 강원도가 몽골에 채소 재배 기술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몽골 식품농업부와 농업기술교류협정을 맺고 튜브도 준모토와 보르노에 비닐하우스를 갖춘 강원도농업타운을 세우고 배추와 오이, 호박, 고추 등을 재배하는 기술을 지도했다. 강원도농업타운은 2011년 바양찬드란에 더 설치됐다. 연수생 가운데 바야르흐와 타우가는 첫 번째와 세 번째 강원도농업타운 관리자다. 강원도농업타운이 설치·운영되기 전 몽골 농업은 일반 밭에서 밀과 감자를 재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강원도농업타운은 몽골 농업 전공 대학생의 교육장이자 농업정책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바야르흐는 “강원도의 시설과 기술 지원으로 채소를 재배하면서 고기 위주의 식단이 채소를 곁들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농업기술원은 2015년까지 강원농업 기술을 지원하고 2016년 이후로는 몽골 자체적으로 농업타운을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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