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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가 확인도 못한 「공쿠르」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공쿠르」상의 「미스터리」는 추리소실 이상의 「드릴」을 독자들에게 제공, 권위가 땅에 떨어짐은 물론 문학상이 흥미의 대상이 됐다는 전대미문의 희극을 연출했다. 작가 「아자르」는 수상거부로 또 한번 파문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수상작에 두르는 선전 띠조차 두르지 말라고 출판사에 요구, 불 문단은 혼란에 빠졌다. 이 가운데 「페미나」상은 「크로드· 파라기」의 『시간의주인』, 「메디시스」상은 「자크·알미라」의 『너크라티스」여행』에 돌아가 그런 대로 수습의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공쿠르」상 수상작품『그 자신 앞의 생애』 의 진짜 작가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미궁은 계속될 것 같다.
원래 「공쿠르」심사위원회는 「에밀·아자르」가 실존인물이며 그가 직접 집필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당선작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그러나 「아자르」는 얼마 후 수상을 거부했으며 그의 본명이 「폴·파블로비치」임이 확인되자 더욱 추리를 가중시켰다. 그는 처음에 「로멩·가리」의 조카로 알려졌으나 「가리」는 『내 집이 있는 「투르즈」근처에서 만난 일이 있을 뿐이다』면서 부인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리」가 써준 작품이 아닌가라는 추리를 낳았다. 특히 「아자르」의 두 개의 사진은 「아자르」라는 인물이 「파블로비치」가 아니라는 추리마저 생기게 했는데 하나는 너무 젊고 다른 하나는 늙었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있다.
이곳 여론은 「아자르」가 작품을 집필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자르」자신이 횡설수설하는데다가 작품에 대한 설명에 있어 정확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나온 판단이다. 그러면 「공쿠르」수장 작은 누가 썼단 말인가? 현 불 문단의 대가들인 「로뎅·가리」를 필두로 「즈노」와 「루이·아라공」에 의해 집필되었으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설사 「아자르」가 직접 썼다고 하더라도 집필이전에 불문법이나 문장표현방식에 있어 대가들의 조언을 받았으리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심사위의 해명은 아직 한마디도 없다.
그래서 「아자르」와 「파블로비치」가 다른 인물이라는 설-「아자르」가 2명 있다는 설-작품이 다른 인물에 의해 쓰여졌다-는 등으로 미궁은 다시 수상이전의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판에 「공쿠르」상에 결정타(?)를 먹인 것이 형무소 앞 「카페」에서 지난24일에 있은 반 「공쿠르」상 수여다. 이 상의 권위에 오래 전부터 도전했고 「자유화」를 부르짖다가 옥살이중인 「자크·티으르와」의 『종업원의 행동』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물론 수여 자는 이 작가와 함께 반「공쿠프」투쟁을 지도해온 군소 출판업자 「장·에덴·아리에」이며 『제2회 수상자는 내년에 더욱 「공쿠르」의 권위를 파괴한 작가가 될 것』이라고 대 기염 (?)을 토했다.
한편 「페미나」수상작은「산문이 아니라 시다』는 평을 받을 만큼 서정이 넘치는 소설. 죽음과 대결하는 주인공의 추구와 투지를 그려 『시간의주인』이란 제목이 된 이 소설은 물과 바람소리, 그늘과 광선, 그 사이를 한없이 뻗어 나간 소로. 이 전원을 환상적으로 묘사한 뛰어난 문장력이 수상 이유가 되었다고-. 또한 「메디시스」수상작은 「마르셀·푸르스트」가 사랑했던 「나드시즘」적 수법으로 그가 살고있는 「파리」 9구 「크리시」주변의 잡다한 소음 속의 인간상을 그렸다는데 『내 소설은 「에밀·아자르」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괴상하고 재미있다』고 말해 역시 「공쿠르」수상작의 파문이 얼마나 큰가를 여실히 입증했다. <파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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