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여초 김응현씨가 황규동씨의 괴산가마에서 제작한 도예전을 마련했다. 물론 그릇을 빚은 것이 아니고 그곳 가마에서 구워내는 백자에 쇠녹(철사)을 써서 글씨와 그림을 그리거나 새겨 넣은 것이다.
항아리·병·필통·단세·수반·화분 등 약1백점을 출품했다. 특히 전각작품을 적잖게 제작하는 김씨여서 이번 도설에도 철봉으로 글씨를 새겨 자토상감을 해보았는데 예상외로 득태의 효과를 내었다.
옛 백자상감이 도공의 선묘인데 비하여 이것은 각이 가진 독특한 묘사로서 상형의 고전을 옮김으로써 흰바탕 위에 검은 끌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나있다.
일반적인 녹물의 붓글씨는 철사의 두텁고 엷은 칠에 덜 숙달된 것 같고 다만 몇몇 글·그림에선 요변의 모를 얻었다.
이번 도예전은 그가 회장직으로 있는 동방연수회의 회관개설기념전. 돈화문 앞에서 인사동으로 옮겨「동방회관」(서울인사동188의4·전수송화랑)이 탄 널찍한 회관을 처음 장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