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원·시체실 옮겨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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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구을지로 3가 302의l 을지병원(원장박영하)별관과 시체실·혈액원 주변의 주민 23가구 1백50여명은 병원시체실에서 나는 유족 곡성과 매혈자들의 소란, 병원에서 나오는 쓰레기등으로 생업과 안면에 큰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 시체실과 혈액원을 병원안으로 옮기도록 조치해달라고 18일 서울시·경찰·중구청 등에 진정했다.
시체실 바로 옆집인 김경종씨 (56·을지로3가 302의11)등 진정인들에 따르면 을지병원은 4년전 본건물 남쪽 2m도로 건너쪽에 4층 건물을 신축, 시체실과 혈액원으로 쓰고있는데 밤낮없이 골목길로 시체를 운반하고 유족들의 곡성이 들려 정신적 피해가 크다는것.
특히 시체실과 붙어있는 혈액원에는 하루평균 1백여명의 매혈자들이 상오6시부터 골목길에 늘어서 소변을 보고 소란을 피우며 통행인에게 시비를 거는등 행패가 심하다는것.
한주민은 이들이 통금도 아랑곳없이 야밤중에 길가에 모닥불을 피우고 쬐는등 화재의 위험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주민들은 병원에서 나오는 피묻은 쓰레기등을 골목길에서 치우게 돼있어 항상 지저분하며 병원의 「스팀」시설에서 나오는 「쏴」하는 소리마저 주택가까지 크게 울려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줄 것을 아울러 진정했다.
주민들은 4년전부터 을지병원측에 이같은 사정을 10여차례나 진정, 시정해 줄것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고려해보겠다』며 지금까지 미루어와 요즘에는 땅값까지 떨어지고 거래도 끊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문제된 땅을 사서 시체실과 혈액원 뒤쪽으로 담을 치고 싶으나 예산이 없어 못하고있다』 고 밝혔다.
종합병원의 경우 시체실은 일반인의 통행로와 격리, 병원구내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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